화장시설 태부족..온라인 예약 하늘의 별따기
"지자체 보유 비상 화장장 운영해야" 지적도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화장예약시스템 'e하늘장사종합정보'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화장예약시스템 'e하늘장사종합정보'

3년 만에 돌아오는 윤달이 시작된 23일부터 전국의 화장터에 개장유골 화장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화장할 곳을 구하지 못한 후손들이 애를 먹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의 화장시설은 52곳으로, 7곳을 추가로 건립해 내년부터는 59곳을 운영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런 시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윤달을 대비해 전국 화장시설의 화장로 가동 횟수를 3배로 늘려서 하루 1200건을 처리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마저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5월 30일까지 계속되는 윤달은 없던달을 일부러 끼워 맞춘 것이라 해서 예로부터 썩은 달 여벌 달 공 달 등으로 불렀으며 하늘과 땅의 신이 사람들에 대한 감시를 쉬는 기간이라고 생각했다.

귀신이 쉬는 달이라고 여겨서 어떤 불경스러운 행동도 피할 수 있다고 해서 묘지를 손보거나 옮긴다든지, 아니면 집안 어르신의 수의를 장만한다든지 평소에 하기에는 '궂은일'로 여겨졌던 일하는 풍습이 예로부터 전해져 왔다.

이러한 윤달을 맞아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e하늘장사종합정보' 시스템을 통해 개장유골 화장 예약 건수가 폭증해 현재 사이트에서 화장을 할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으로 배를 타고 울릉도까지 가야 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부터 'e하늘장사종합정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시신이나 유골 등을 화장하려는 사람들은 이 사이트를 통해 원하는 화장시설과 시간을 예약해야 한다.

원래 화장을 하려면 화장시설에 전화하거나 방문해서 화장 예약을 하는데 이때 화장 수요와 공급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웠고, 간혹 직원들과의 친분을 이용해 화장 순서를 바꾸는 일도 발생하기도 했다.

그래서 온라인사이트를 구축해 전국의 화장시설에 있는 화장로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원하는 사람이 날짜와 시간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전국 48개 화장시설에서 윤달을 맞아 개장유골 화장 예약을 온라인으로 접수한 결과 지난 20일 윤달 한 달간의 예약이 순식간에 마감되는 등 윤달 화장장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돼버렸다.

이렇게 소리 없는 전쟁으로 조상들은 죽어서도 줄서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정이 이렇다보니 지자체 화장장 마다 구비하고 있는 비상용 화장 가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민 A 씨는 "화장장 예약을 위해 인터넷에 매달렸지만 모두 실패했다"며 "윤달을 맞아 수요가 폭증하는 지금이 비상이 아니면 언제가 비상이냐"고 불만을 토로하고 "비상용 화장가마를 이용해 하루빨리 조상님을 편안하게 모실 수 있도록 환경부와 보건복지부가 가동을 허가해 비상용 화장 가마를 운영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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