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일천 숨길 프로젝트 추진
마을의 역사적 가치 되살려
역사 자원 8곳에 담긴 이야기

파주시 조리읍은 행정명인 ‘조리’보다 조리읍의 중심구역인 ‘봉일천’이란 명칭이 익숙한 지역이다. 조리읍은 파주의 관문이라 할 만큼 서울, 고양시와 인접해있는데 통일로를 따라 파주를 진입하면 파주삼릉·하니랜드·장곡리 저수지를 만날 수 있다.

파주시 조리읍은 마을살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파주시)
파주시 조리읍은 마을살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파주시)

 

봉일천 시내로 진입하기 전 미군기지가 있었던 캠프하우즈를 만날 수 있는데 이곳의 개발계획이 완성되면 대단지 아파트가 조성돼 지금보다 2배 이상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봉일천 중심구역인 1·6·7리는 슬럼화가 예상된다.

이에 조리읍 마을공동체협의회는 봉일천 1·6·7리 일대를 근대문화마을로 조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마을 살리기를 시작했다. 조리읍의 지역 주민·마을이장·전통시장 상인회·주민자치위원회가 조리읍 마을공동체협의회를 구성하며 근대문화마을 ‘봉일천 숨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조리읍의 마을살리기를 살펴봤다.

■ 조리읍 마을공동체협의회, ‘봉일천 숨길’ 프로젝트 구상

조리읍 마을공동체협의회는 지난해 12월 봉일천 전통시장 구역을 중심으로 산재한 유·무형의 근대문화자원을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개발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구성됐다. 봉일천 전통시장은 지난 2018년 11월 전통시장으로 인증 받았고 현재 136개 점포가 입점해 있다.

김훈민 조리읍 마을공동체협의회장은 지난 2016년 마을살리기 최고지도자 과정에 참여해 조리읍의 역사·문화 자원을 찾게 됐고 주민들을 설득해 조리읍의 마을 스토리를 토대로 역사적 가치를 되살려 마을 살리기에 나섰다.

조리읍의 ‘봉일천 숨길’은 ‘역사에도 숨길을 불어넣어야 썩지 않는다’는 의미로 붙여진 프로젝트명이다. ‘봉일천 숨길’ 대상지는 봉일천주재소, 민영달불망비, 3·1운동기념비, 송암농장 터, 봉일천주막, 1사단CP(봉일천초등학교), 대원교회, 봉일천시장(공릉시장) 등 봉일천 시장을 중심으로 밀집된 역사 자원 총 8곳이다.

파주시 조리읍은 마을 살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도는 봉일철 숨길 프로젝트가 표시돼 있다. (자료=파주시)
파주시 조리읍은 마을 살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도는 봉일철 숨길 프로젝트가 표시돼 있다. (자료=파주시)

 

■ 파주를 대표할 근대문화마을 ‘봉일천 숨길’ 추진 계획

조리읍 마을공동체협의회는 ‘봉일천 숨길’ 프로젝트를 1단계(단기), 2단계(중기), 3단계(장기)로 나눠 마을 살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1단계 단기계획으로 공동체 활동과 근대문화유산을 홍보하기 위해 마을소식지를 발행할 예정이다. 마을소식지는 주민자치위원회에서 '파주시 주민자치 우수사례 대상'을 수상하며 받은 상금 500만원으로 발행할 예정이며 ‘봉일천 숨길’을 알리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리읍 마을공동체협의회는 ‘봉일천 숨길’ 프로젝트 2단계 중기단계로 오는 11월 근대문화거리축제를 개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타 지역과 차별화된 거리축제를 기획하기 위해 근대문화 유·무형 역사자료를 이용한 축제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주민자치위원회와 전통시장 상인회, 지역공동체가 협업해 공릉장터 재현, 근대의상 체험, 봉일천 숨길 탐방 등을 선보일 계획으로 스태프와 운영진이 일본헌병·독립군·학생 등의 의상을 입고 축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봉일천 숨길이 조성된 후 마지막 3단계 장기계획으로는 조지훈 시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봉일천 주막을 복원해 공릉장터국밥을 재현하고, 봉일천주재소를 복원해 근대문화전시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봉일천 숨길’ 프로젝트의 주축이 될 봉일천시장(공릉장)은 중부지방 3대 시장 중 하나였던 곳이다. 19세기 초 간행된 ‘만기요람’에는 당시 8개도 327개 군에 개설된 1천31개의 장시와 경기도의 장시 102개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규모가 큰 15개의 장시를 설명한다. 경기도는 광주의 사평장·송파장, 안성의 읍내장, 파주의 공릉장(봉일천장) 등이 전국 최대의 장으로 거론됐는데 파주의 봉일천시장은 조정의 주도하에 개설된 대장시다. 

“영조가 공릉·순릉·영릉 삼릉을 행행하면서 입구가 공허해 동구 밖에 장시를 개설해 능침의 공허한 곳을 방어하게 하고, 그 장세를 취해 장민의 민생을 지원했다(승정원일기, 고종 32년 윤5월 을사)”고 기록돼있다. 영조가 특별히 설치한 조리읍의 봉일천시장은 2·7일에 5일장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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