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도전 '김병관' vs 거물 신인 '김은혜'
지역여론 '정부심판' 과 '야당심판' 혼재

성남분당갑은 ‘도내 신정치 1번지’로 불리는 주요지역이다.

                                         사진왼쪽부터 민주당 김병관 의원과 김은혜 전 앵커.
                                         사진왼쪽부터 민주당 김병관 의원과 김은혜 전 앵커.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김병관 의원과 통합당 거물신인 김은혜 전 앵커의 맞대결로 판이 짜졌다.

IT업계의 메카로 불리는 이곳은 지난 20대 때 김병관 현 의원이 당시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으로부터 승리하기 전까진 14대부터 19대까지 보수 텃밭이었다.

그러나 2009년 이후 젊은 층이 유입돼 보수와 진보가 공존하게 되면서 진영 논리로는 용호상박이 됐다. 판세가 안개 속에 갇힌 것이다. 누구도 총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이 지역 민심은 정부 심판론과 야당 심판론이 혼재된 분위기다.

서현역에서 만난 김모(50)씨는 “새로운 사람이 나와 새로운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공약도 제대로 지켜야 한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내놓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성남시청앞에서 5년째 식당을 경영하고 있는 이모(60)씨는 “서민이 정말 먹고살기 힘들다. 이곳에 있는 가게들이 6개월이 안 돼 문을 닫는 곳이 많다. 세금을 자꾸 올라가고 임대료도 올라가니 가게가 문을 닫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당보다 인물을 보고 투표하겠다는 의견도 많았다. 

성남 토박이라고 밝힌 이모(50)씨는 “당을 보지않고 인물 됨됨이와 공약을 보고 뽑겠다”고 밝혔다. 남성역 부근에서 만난 오성기(67)씨는 “지금 너무 좌로 기울어졌다. 그렇지만 통합당도 싫다”며 “사람 됨됨이를 보고 투표하겠다”고 했다.

특히 최근 판교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 서현동 110 택지개발 등 지역 현안들이 불거지면서 표심의 향배를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성공한 벤처 기업인 출신의 현역 초선 김병관 예비후보가 재선에 도전한다. 통합당은 텃밭 탈환을 위해 MBC 기자출신으로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한 김은혜 예비후보를 투입했다. 

민주당 김병관 예비후보는 NHN게임사 대표 출신으로 20대 총선에서 청년인재로 영입돼 분당 갑에 출마해 새누리당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을 약 8% 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당선되면서 이 지역에 처음으로 민주당 깃발을 꼽았다.

김 예비후보는 네이버 NHN 게임제작실장, 웹젠 이사회 의장 등을 지낸 판교 스타트업 신화의 상징적 인물로 20대 국회에서 ‘셧다운제’ 폐지법, 문예진흥법 개정안 등 게임업계의 의견을 담은 법안을 발의하기도 하는 등, IT 업계의 산업 증진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 4년간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며 이뤄낸 성과를 많이 주민들께서 인정해준다”면서 “실물경제 전문가로서 중앙정치에서도 당 지도부등을 경험하며 역량을 키워왔다”고 자신한다.

민주당은 김병관 예비후보가 IT산업과 밀집한 판교의 표심을 휘어잡아 ‘분당 갑대첩’에서 승전고를 울려 줄 것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통합당은 전통적 보수벨트인 분당갑 탈환을 위해 전국적인 지명도를 보유한 언론인(MBC기자·앵커) 출신 김은혜 예비후보를 단독 공천했다. 자객공천의 일환이다. 

김 예비후보는 “대한민국 정치와 경제의 상징은 분당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자신이 ‘분당갑 대변인’임을 천명했다.

김 예비후보는 3월12일 출마선언문을 통해 "이번에는 30년 전부터 시작된 대한민국 품격의 중심 '분당'에서 다시 소임을 다하라는 명을 받고 왔다"고 주장하면서, "대한민국을 만든 자유와 민주가 가장 꽃피워야 할 도시 분당·판교의 심장을 다시 뛰게하게 하라는 명"이라고 강조했다.

제1공약으로 ‘1기 신도시 재생지원 특별법’을 내놓았다.

그는 “분당을 비롯한 1기 신도시의 경우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면서 "재건축, 재개발 지원 공약은 분당을 ‘Redesign’ 할 큰 그림의 일부일 뿐"이라며 "이후 서울-분당 간 사통팔달 광역교통망 확충 계획안, 8학군을 뛰어넘는 교육현장 혁신안 등 분당의 재도약을 완성할 공약을 발표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서현동 110번지 개발문제’와 ‘판교 10년 공공임대분양전환문제’ 등은 정부 여당에 맞서 철저히 주민 편에서 싸울것임을 공언했다.

지역개발외 지역 경제의 어려움으로 정권 심판의 열기까지 더해지면서 승패의 윤곽은 선거 종반에야 희미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에서는 "성남분당갑은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인 것이 사실이지만 야탑동과 판교에 젊은 층이 많이 유입됐고 전임시장의 복지정책 등으로 성향이 바뀌고 있는 지역"이라며 "그래서 여야 모두 개인이 다진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뛰어들어 격전 지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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