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모 시장, 화성호는 철새 9만7천종이 사는 생명의 땅
“눈앞의 이익만 위해 이 공간을 파괴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지난 한해 화성시가 걸어온 길은 놀라웠다. 먼저 70조원의 경제효과와 11만명 고용창출이 기대되는 국제테마파크 유치, 1조원을 투입해 2027년 개통목표로 추진되는 동탄트램 건설 등 대형 호재가 이어졌다.

200회를 훌쩍 넘긴 시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1100여 건의 안건을 청취하고 토론하고 숙의하며 주민자치의 토대를 착실하게 쌓아 지방분권시대 주민자치 롤 모델로 평가받기도 했다.

우정읍·남양읍·향남읍·양감면 등 19개 마을 2438세대에 도시가스가 공급되는 등 에너지 복지 정책도 순항 중에 있다.

민선 7기 반환점을 돈 취임 3년차 서철모 시장의 발걸음은 더 분주해졌다. 그동안 다져놓은 기반 위에 올해는 무상교통 정책을 확대하고 친환경 첨단기업도시 조성, 아동친화도시 등을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 

이렇게 승승장구 하고 있는 화성시지만, 아직도 풀리지 않는 매듭이 있다. 민민 갈등까지 초래하고 있는 수원전투비행장 이전 논란이다. 

화성호 드론 공모전 시상작 '습지의 황금빛 어장' (사진=화성시)
화성호 드론 공모전 시상작 '습지의 황금빛 어장' (사진=화성시)

☐ 수원군공항 이전...화성시 “절대 안된다”

지난 2017년 2월 국방부가 화성시 화옹지구를 예비이전지구로 지정하면서 불거진 갈등은 3년을 넘긴 시점에서도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채 갈등과 상처만을 남기고 있다.

이에 대한 서철모 시장의 입장은 단호하다.

화성시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이상 이전은 절대불가하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실시한 군 공항 이전에 대한 시민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70%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서 시장은 국방부가 당사자인 화성시의 주민 의견 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이로 인해 수원시와 화성시의 갈등을 넘어 화성시민들끼리의 반목도 생겨나고 있다며 국방부의 무책임한 행태를 비판했다.

또한 서 시장은 군공항 예비이전지구로 지정된 화옹지구의 생태보호를 위해서도 이전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화성호는 철새 이동경로이자 9만7000여 종 생물들이 사는 생명의 땅으로 대대손손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며 “눈앞의 이익만을 위해 이 공간을 파괴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화성시는 이곳을 보호하기 위해 람사르 습지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화성도시공사 내에 환경국을 만들고 이어 환경재단을 설립해 나갈 예정이다.

서철모 시장의 확고한 의지에 화성시민들도 자발적인 대처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가 민·군통합공항 규탄 1인 시위 모습. (사진=화성시)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가 민·군통합공항 규탄 1인 시위 모습. (사진=화성시)

 

☐ 수원군공항 이전 반대에 대한 움직임

“내 고향, 내 지역은 내가 지키고 가꾼다”는 기조 아래 발족한 순수시민사회단체인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이후 대규모 시위와 서명운동 등을 통해 수원군공항 화성시 이전의 부당함을 알리고 반대의사를 표명해왔다. 2018년과 2019년에는 1인 릴레이시위를 전개하기도 했다. 

문화행사를 통한 군공항 이전 반대움직임도 꾸준히 이어졌다. 2018년 화성호 국제심포지엄을 통해 국제적인 조류·습지 전문가, 환경운동가 등 200여 명이 참석해 화성 갯벌의 생태적 중요성과 수원전투비행장 이전 계획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들을 구상하자는 의견도 모았다.

시민들에게 깨끗한 서해안 지역 자연환경을 알리기 위함 목소리도 울려퍼졌다. 지난해 발대한 평화서포터즈는 수원 군공항 이전 반대 행사 뿐만 아니라 철새들의 보금자리인 서해안 지역의 자연환경을 취재하고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했다. 

화성시도 지자체 차원에서 움직였다.

먼저 ‘화성 생태 문화 여행’을 통해 공직자들에게 수원군공항 화성 이전의 부당함을 알리고, 화성시 서해안의 생태 및 평화 가치를 전달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또한 화성호 인근의 생태 다양성을 전국에 알리고, 시민들에게 보전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화성호 전국 드론 사진 공모전’이 열렸다. 이를 통해 화성호의 아름다움과 함께 수원 군공항 이전에 대한 생태학적인 관심이 모여졌다.

특히 지난해 화성시의 평화를 염원하기 위해 열린  '화성 평화음악회'가 성황리에 끝났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동탄여울공원에서 열린 '화성 평화음악회'에는 5000명의 인파(경찰 추산)가 몰려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 수원군공항 이전 “화성시민이 먼저다”

화성시와 화성시민은 수원군공항 이전이라는 큰 위기로부터 단단히 뭉쳤다. 

단순히 ‘결사반대항쟁’이라는 것을 떠나 화성호와 서해안 생태에 대해 관심을 더 가지고, 지역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역 관계자는 “수원군공항 이전을 단순한 님비현상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화성호와 서해안은 자연의 보고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망치려고 하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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