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그리디언코리아’ 부평공장 김연균 노조위원장 인터뷰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인그리디언코리아 부평공장은 롯데칠성음료·오뚜기·동서식품·한국제지 등 굵직한 국내 기업에 소재와 원료를 납품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방일산업과 콘프로덕츠코리아를 거쳐 40여 년 동안 기업이 운영돼 오고 있다. 기업이 운영되는 동안 단 한번의 노사분쟁이 없어 주위로부터 큰 귀감이 되고 있다. 

이에 그 비결을 인그리디언코리아 부평공장 김연균(44) 노조위원장에게 들어본다.

8년째 노조위원장을 맡고 있는 인그리디언코리아 부평공장 김연균(44) 노조위원장. (사진=홍성은 기자)
8년째 노조위원장을 맡고 있는 인그리디언코리아 부평공장 김연균(44) 노조위원장. (사진=홍성은 기자)

인그리디언코리아는 어떤 회사인가.

‘인그리디언코리아’는 미국 솔루션 기업 ‘인그리디언’의 한국 법인이다.

1998년 12월에 설립된 ㈜콘프로덕츠코리아를 모체로 2013년 1월 ‘인그리디언코리아’로 상호를 변경했으며, 식품·첨가물·산업용·제약·생활용품 등에 필요한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특히 옥수수를 가공해 당류(과당·물엿·올리고당·포도당) 전분(옥수수 전분·찰옥수수 전분·가공전분), 특수소재(특수전분·혼합당·고감미제·당알콜) 옥분(호미니·그릿츠) 부산물(단백피·그루텐·배아) 등을 생산하고 이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 40개국에 생산설비와 연구센터, 현지 법인이 있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인그리디언코리아’ 본사는 서울에 있으며 이천공장, 부평공장 등이 운영되고 있다.

노조에 가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인그리디언코리아’ 모체인 콘프로덕츠코리아와 방일산업(現 부평공장)이 합병되기 전인 1988년 한국노총 화학연맹 상급단체로 가입됐다.

현재 인그리디언코리아 부평공장 노동조합은 누구나 입사 후 3개월 후에는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다. 저 또한 수습이 끝난 뒤 지난 2003년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노조에 가입하면 조합원의 권리 생활권과 노동권, 근로조건 유지·개선, 실질임금의 향상과 공정한 소득분배 등을 보장받을 수 있다. 

노조위원장은 언제 어떻게 하게 된 건가.

누구나 어떤 조직에 속하게 될 때 큰 비전과 포부를 가지고 시작을 한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 처음 가졌던 마음가짐과 다르게 변하는 것이 사람이다.

이렇듯 노조위원장을 맡으면 누구나 처음에는 의욕을 가지고 조합을 운영해 나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의 안일함과 교만함에 빠져 조합원이나 근로자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할 때가 많아진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조합원들의 피로도와 원성이 높아졌고, 2011년 노동조합위원장 출마 권유를 받게 됐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출마를 결심하고 1년 준비 끝에 2012년에 당선돼 올해까지 약 8년 동안 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김연균(사진 왼쪽) 노조위원장과 그를 도와 인그리디언코리아 부평공장 노동조합을 잘 꾸려가고 있는 오영섭 노동조합 조직부장이 부평공장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홍성은 기자)
김연균(사진 왼쪽) 노조위원장과 그를 도와 인그리디언코리아 부평공장 노동조합을 잘 꾸려가고 있는 오영섭 노동조합 조직부장이 부평공장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홍성은 기자)

최근 GM사태만 봐도 한국사회에서 노사갈등은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인그리디언코리아’가 회사출범 이후 단 한번도 노사갈등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그 비결은 무엇인가.

‘인그리디언코리아’ 부평공장은 1988년 노조설립 후 지금까지 31년 동안 단 한번도 파업을 하지 않았다.

물론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6년 기존 노조위원장이 물러나면서 본래 한국노총 산하 부평공장 노동조합 외에 민주노총 소속 다른 노조가 만들어 졌고, 노노·노사 간의 갈등이 불거졌지만 선배 근로자와 조합원들의 지혜로 잘 해결할 수 있었다. 

현재 인그리디언코리아 부평공장에는 2개의 노동조합이 존재하지만, 민주노총 산하에 결성된 노동조합은 교섭권이 없는 상태다.

무엇보다 노사가 상호 이해와 존중이 바탕이 된다면 100% 만족은 힘들겠지만 임금이나 단체협약에서 최대한 만족할 수 있는 선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 역시 노조위원장을 맡는 동안에 어려움이 발생될 때면 감정을 앞세우기 보단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했다.

대한민국 기업 노동조합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있다면.

각 기업 노조마다 조합원과 위원장의 생각이 다르기에 단정하기는 어렵다. 

제 나름의 생각을 말한다면 우선 기업이 잘돼야 하고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성장해야 이를 통해 근로자들의 혜택이 늘고, 근로자 임금·복지가 좋아지면 근로자들 가정경제도 좋아지게 되는 긍정적인 연쇄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기업과 근로자 간의 상호 균형을 맞추는게 가장 중요하다, 일할 수 있는 일자리 기업이 있어야 하고 근로자들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 있어야 한다.

특히 노사가 서로 적이 아닌 아군으로 협력해야 글로벌 경제에서 위기없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인그리디언코리아’ 노동조합이 추구하는 비전은.

그동안 선배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노동조합을 31년 동안 운영해 왔다. 이처럼 앞으로 100년을 위한 토대를 만드는 것이 저의 바람이자 우리 노동조합의 비전이다.

이를 위해선 기득권만을 주장하는 노동조합이 아닌 위에서부터 밑에 있는 조합원까지 잘 소통하고, 인성과 실력을 갖춘 인재를 등용하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구자규 사장님을 비롯한 사측과도 잘 협력하고 상생함으로써 글로벌 위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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