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과장 / 인트렌치 컨설팅

 독서 모임을 대학생 때부터 하고 있다. 당연히 모임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다. 긴 시간 동안 지켜본 결과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좋은 문장을 많이 봐서 그런지 한 문장의 글을 쓰더라도 글이 담백하다. 아무리 초일류대를 나온 사람일지라도, 모두를 놀라게 하는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어도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의 작문력은 이기지 못한다.

 글쓰기는 누가 알려준다고 되는 게 아니다.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 시중에 글 잘 쓰는 방법이라는 강의가 넘쳐나지만 글을 잘 써 보이게 하는 팁을 알려준다 뿐이지 강의를 들은 사람이 글을 잘 쓰게 되는 건 아니다. 강의만으로 글이 잘 써진다면 나조차도 당장 가서 들었을거다. 글을 잘 쓰려면 우선 많이 읽어야 한다. 많이 읽고 좋은 문장이 보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나서 많이 써봐야 한다. 쓰고 고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작문력이 남보다 향상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회사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배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콘텐츠 작성을 부탁하고 (자발적으로 써주면 좋겠다만) 그들이 가져온 글을 보면 내가 이걸 고치는 게 맞을지 아니면 그들이 쓴 글을 그대로 올려야 할지 수없이 많은 고민을 하다가 결국 고치게 된다. 글의 흐름이 끊이지 않게, 다른 글이 되지 않게 하면서 어색한 표현이나 맞춤법이 틀린 부분을 고친다. 그러다 보면 편집을 하는 건지 새 글을 쓰는 건지 착각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내 동료들은 책을 많이 봤으면 좋겠다. 좋은 책은 같이 읽고 싶고, 그들도 내게 책을 추천하고 책 속에서 나온 좋은 문장은 공유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의 시가 총액을 넘을 수 있었던 건 인도 출신의 사티아 나델라 회장이 직원들에게 학습과 지식의 나눔을 강조했기 때문 아닐까. 이를 토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기업으로 변화했고 최근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얼마 전 신입사원 면접을 보면서도 책을 읽지 않는 지원자, 읽지 않을 것 같은 분들은 스펙이 화려해도 그닥 관심이 가지 않았다. 신입 사원이라고 해서 모든 걸 다 알려주길 기대하는 분들이 많은데, 물론 업무적인 내용은 알려주더라도 본인이 스스로 학습해야 되는 부분이 훨씬 많다. 때문에 스스로 학습하고 동기부여 하지 않는 지원자는 회사 전체적으로 봐도 마이너스지 플러스가 되진 않는다. 

 이사를 하고 출퇴근 시간이 늘었다. 때문에 평소에 먹던 아침도 안 먹고 출근을 하고 있지만 좋은 점은 책을 하루에 2시간씩 볼 수 있어서 좋다. 출근을 하며 그동안 읽지 않았던 책을 한 권 들고 지하철에 올라 휴대폰을 꺼내지 않고 읽다보면 책 속의 인물 속에서 내 주변 사람을 이해하게 되고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동료가 되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읽은 양보다는 읽음이라는 행위를 통해 읽은 것 이상의 가치를 얻고 싶다. 출근하기 전에 가방에 책 한 권 챙겨서 문을 나서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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