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철공소 지붕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가루 날리지만, 보존가치 놓고 논의中.. 쉽게 철거도 못해
지난 18일, 구청 자체 안전진단에선 “철거 要” 판단

제13호 태풍 ‘링링’이 훑고 지나간 지난 7일 인천 동구에 위치한 신일철공소의 지붕이 강풍에 떨어져 나갔다. 전날 동구청에서 긴급조치로 지붕을 고정했음에도 바람이 워낙 강했다.

다행히 이날은 어린이집 원생들이 등원하지 않은 토요일이었고,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신일철공소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기만을 바라던 학부모들은 이번 태풍으로 석면지붕이 떨어지자 어린이집 학부모 70여 명은 지난 10일 허인환 구청장에 집단 항의서를 보냈다.

지난 태풍으로 지붕이 반쯤 파손된 신일철공소 모습(왼쪽)과 석면가루가 날리지 않게 비닐로 응급조치한 모습(오른쪽) (사진=인천동구)
지난 태풍으로 지붕이 반쯤 파손된 신일철공소 모습(왼쪽)과 석면가루가 날리지 않게 비닐로 응급조치한 모습(오른쪽) (사진=인천동구)

학부모 A씨는 “그나마 동구청에서 태풍 전(前) 긴급조치를 취해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었지만, 이러한 조치에도 노후된 지붕 슬레이트가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반쯤 무너졌다, 복원을 하더라도 안전을 보장 할 수 없다"며 “일부 시민단체와 이익을 보는 주민들이 건물 보전을 주장하지만 이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동구청은 최대한 빠른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동구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지난 18일 내부안전조사기관에서 현장답사를 통해서 안전진단을 한 결과 건물 노후화에 따른 지붕 목조트러스트 결함 등이 다수 발생한 것을 확인했고, 리모델링을 통한 재사용이나 보수·보강을 통한 안전성, 사용성을 확보하기에는 환경적이나 경제적 측면에서 문제가 있어 철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오는 9월 30일로 예정된 2차 도시유적위원회 때 이러한 사실을 의원분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노후된 지붕 목조트러스트 모습 등 낙후된 신일철공소 내부 모습 (사진=인천동구)
노후된 지붕 목조트러스트 모습 등 낙후된 신일철공소 내부 모습 (사진=인천동구)

한편 신일철공소 보존여부를 놓고 일부 시민단체와 인근주민 및 어린이집 학부모들간의 갑론을박이 지속돼 왔다.

지난 7월 29일에는 동구청 관계자, 주민대표, 건축전문가, 역사·문화전문가 등 9명이 '신일철공소 보존여부'를 놓고 1차 도시유적위원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날 위원회에서는 신일철공소의 가치평가만 이루어졌을 뿐 세부적인 보전방안과 건축물 철거 여부는 의원마다 이견이 있어 결정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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