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국제행사 기초지자체 유치 이례적

수원시가 부산·인천시를 제치고 41개국 환경장관 등이 참여하는 '제4차 아시아·태평양 환경장관포럼'을 유치했다. 

환경부는 19일 "수원시가 내년 열리는 제4차 아시아·태평양 환경장관포럼 개최도시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수원시는 시민이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 환경장관포럼 준비 기구를 구성해 포럼을 준비할 계획이다. 환경장관포럼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제4차 아시아·태평양 환경장관포럼은 '환경수도 수원'의 환경정책과 그동안의 성과를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원시가 환경장관포럼 유치전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유치 성공을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경쟁 도시가 우리나라 제2·3 도시이자 국제회의 개최 경험이 많은 부산·인천시였기 때문이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지난달 환경부 실사단이 방문했을 때 개최 장소인 수원컨벤션센터는 개관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은 시기였고, 센터 주변은 인프라 구축 공사가 한창이었다. 

국제회의 유치 경험이 풍부한 부산·인천시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수원시는 상대적으로 국제회의 회의 인프라와 접근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수원시는 열세를 뒤집기 위해 차별화된 강점을 부각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풍부한 문화·환경 인프라, 혁신환경정책 우수사례, 자치단체장의 강력한 유치 의지 등을 내세웠다. 

자치단체장의 유치 의지와 열정을 심사위원들에게 효과적으로 표현할 방법을 고민했고, 염태영 수원시장이 직접 2차 프레젠테이션 평가 발표자로 나서기로 했다. 

염태영 시장은 지난 10일 열린 발표 평가에서 '환경수도 수원'의 비전을 설명하고, 제4차 아시아·태평양 환경장관포럼 개최 이후 한 단계 발전될 환경수도 정책을 제시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와 박형길 수원남부경찰서장도 유치전에 힘을 보탰다. 

수원시의 노력은 '유치 성공'이라는 결실로 돌아왔다. 정부가 대규모 국제 행사를 기초지자체에서 개최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제4차 아시아·태평양 환경장관포럼 유치로 국제사회에서 수원시 위상은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수원컨벤션센터 개관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국제회의를 유치해 '국제회의 유치도시'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염 시장은 "아·태 환경장관포럼 유치 성공은 시민의 적극적인 성원과 지원 덕분"이라며 "수원의 국제화 역량과 잠재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부, 시민과 힘을 모아 환경수도 위상에 걸맞게 포럼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며 "이번 포럼 유치는 수원컨벤센센터의 역량과 기능도 업그레이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년 수원에서 개최되는 제4차 아시아·태평양 환경장관포럼은 유엔환경계획(UNEP)이 주관하는 유엔환경총회의 지역별 준비 회의다. 아·태 지역 41개국 정부·국제기구·민간단체 대표 등 500여 명이 환경 현안을 논의한다. 

이번 포럼에서 기후변화·생물다양성·화학물질 관리 등 다양한 환경 분야 현안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2021년 파리협정체제 출범에 따른 세부이행방안·생물다양성 전략·화학물질 관리전략 수립 등 전 지구적인 환경위기 극복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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