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후원금·각종 대회 후원금품 사용내역 한차례도 공개하지 않아

연천군이 지난해 이원식 연천군축구협회장이 설립한 (유)연천미라클(U-15) 축구단과 맺은 홍보마케팅 계약의 적절성 논란(본보 7월 9일자 3면 보도)과 함께 이 회장에 대한 사퇴요구(본보 6월 24일자 8면 보도)가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축구협회의 후원금 횡령의혹이 설득력 있게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24일 한탄강 인조구장 등에서 열린 제3회 연천군축구협회장기 축구대회에서 이원식회장(가운데)이 김광철군수, 임재석 군의장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천군청>

16일 복수의 축구동호인들에 따르면 연천군의 지원을 받는 연천군축구협회는 오래 전부터 계좌를 개설하고 회원들로부터 정기적인 후원금을 모금하는 한편, 각종 대회 또는 행사 때마다 상당액의 후원금품이 접수되고 있으나 단 한 차례도 이의 사용내역을 공개한 적이 없다는 것.

또한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연천군은 축구협회로부터 보고 받는 지원금 집행내역이 제대로 된 검증이 되지 않고 후원금에 대해서는 사용내역 등 어떠한 확인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본지가 연천군에 보고 된 축구협회의 일부 지원금 집행내역을 분석한 결과 협회는 대회출전 및 훈련일정에 따라 청구한 금액을 정상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에 따르면 협회는 계획에 따라 정해진 훈련일정을 줄여 서류상 훈련한 것처럼 선수들의 식대 등 경비를 지출한 것으로 허위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군은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또한 체크카드 사용내역을 보면 대회일정 및 훈련일정과 어긋난 집행에 더해 특정한 날짜에 여러 음식점 등 업소에서 집중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영수증 조작 의심을 사고 있다.

이같은 논란이 일자 내년 임기가 만료되는 이원식 축구협회장은 지난 달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 연말까지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하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동호인들은 이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축구를 좋아한다는 50대 A씨는 "지난 15년 동안 장기집권하고 있는 이 회장은 이러한 의혹들에 대해 명확히 밝히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면서 "연천군은 (유)연천미라클(U-15)축구단과의 규정에 반한 계약으로 빚어진 논란을 바로잡고 축구협회를 정상화하라"고 강력 촉구했다.

한편 본지는 지난주 이 회장에게 축구협회의 최근 몇년 간의 후원금 접수현황과 집행내역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으나 10여 일이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어 수차례 전화통화와 방문 등 확인에 나섰지만 전화는 차단되고 면담이 이루어지지 않아 이같은 횡령의혹이 더 짙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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