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3요소인 산소 제거…소수 인원으로도 진화 가능해 '눈길'

차량에서 발생한 불을 물이 아닌 산소제거 만으로 불을 끄는 방법이 국내최초로 공개됐다.

인천송도소방서는 지난 2일 송도 11공구 한 공터에서 국내최초로 질식소화 진화 시연을 선보였다. 사진은 시연장면 모습. <사진제공 = 인천송도소방서>

3일 인천송도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송도 11공구 한 공터에서는 국내 최초로 차량화재에 대한 질식소화 진화 시연이 실시됐다.

질식소화란 화재 3요소인 가연물, 산소, 점화원 중 산소를 제거함으로써 신속하고 안전하게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방법이다.

소방당국은 규모가 큰 화재의 경우 질식소화 방법을 구사하기는 힘들지만 차량화재, 소규모 전기화재, 초기 유류화재의 경우에는 유용하게 쓰일 수 있으며 특히, 지하주차장이나 터널에서 발생한 차량화재는 질식소화포가 있으면 소수 인원으로도 진화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소방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화재건수 4만2천338건 중 차량화재는 약 12%인 5천여 건이 발생했고 최근 증가하고 있는 전기차량 및 관련 화재의 경우 물을 사용한 냉각소화는 화학반응과 감전 등으로 인한 2차 사고에 노출돼 있어 앞으로 질식소화 방법은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시연회에는 송도소방서 화재조사 및 대응팀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차량에 불이 붙이고 질식소화포를 덮어 화염과 유독가스를 제거한 후 하론소화기(산소차단소화기)로 잔불을 진압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질식소화포란 불인 난 물체에 불연성 재질의 천을 덮어 산소유입을 차단하고 불을 끄는 소방장비로 국내에서는 처음 시연됐다.

이날 시연된 질식소화포는 노르웨이 업체에서 제작한 것으로 돌가루, 유리섬유 등 재질로 가로 6m, 세로 8m 너비에 두께 2mm, 무게 25kg으로 성인 1명이 쉽게 들 수 있다. 또한 최대 30회까지 재사용이 가능하며 가격은 500여만 원이다.

소방관계자는 “이 제품은 전기자동차에서 발생한 화재를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진화하기 위해 설계한 제품으로 유럽에서는 널리 이용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제작하는 곳이 없다”라며 “질식소화포를 이용하면 진화작업도 빨라지고 유독가스도 적게 나오며 기존의 냉각소화보다 현장보전이 용이해 화재원인 조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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