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통변 = 노관범 지음.

한국 지성사 연구에 몰두해 온 저자가 한국고전번역원의 메일링 서비스 '고전의 향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선보인 글 50편을 모은 책이다. 

1714년부터 1954년까지 쓰인 옛 지식인들의 글을 추려 시기별로 '18세기 지성사', '19세기 지성사', '전환기 지성사', '20세기 지성사'로 묶었다.

홍대용, 박제가 등 대표적 지식인뿐 아니라 오광운, 김려, 이상수, 김창희 등 일반인들에게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문필가들의 글이 다수 포함됐다. 이들의 옛 글에 담긴 역사적 상황과 글쓴이들의 시대 인식을 현대로 끌어와 '고전 읽기'와 '역사 평설'이 한데 어우러지게 했다.

명(明)-청(淸) 교체기를 계기로 장구한 중국 역사를 음양의 이치로 논한 18세기 지식인의 글부터 해방 후 제주 4·3 사건을 언급하는 20세기 학자의 비탄에 이르기까지 200년 가까운 시기의 문장들을 통해 지금 시대의 화두를 되새긴다.

저자는 "조선 후기에서 시작해 근현대까지 아우르는 한국 지성사의 중요한 흐름을 역사적 맥락에서 거시적으로 이해하고 우리나라 지성사가 의외로 얼마나 재미있는지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힌다.

김영사. 512쪽. 1만4천원.

 

 

▲ 천국을 거닐다, 소쇄원 = 이기동 지음. 송창근 사진.

성균관대 유학대학 교수인 저자가 한국 최고의 정원으로 손꼽히는 전남 담양 소쇄원을 둘러보며 느낀 바를 담은 책이다.

소쇄원은 조선 중종 때 인물 양산보가 만든 정원으로, 그의 사돈인 유학자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 1510~1560)가 현실 정치에 좌절하고서 낙향한 뒤 후학 양성에 몰두하며 유교적 이상국가에 대한 그리움을 되짚던 곳이다.

소쇄원 곳곳의 모습에 대한 감상부터 가사문학관·식영정·면앙정·환벽당·송강정 등 담양 일대 유적지의 역사와 철학, 풍경이 담백한 문체에 담겼다. 김인후가 소쇄원의 48가지 아름다움을 노래한 '소쇄원 48영(詠)'도 번역돼 있다.

기업인 출신 사진작가 송창근이 카메라에 담은 소쇄원의 사계(四季)가 읽는 맛을 더한다.

사람의무늬. 244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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