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이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년째 하락했다. 반면 술값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에는 술값으로 지출한 금액이 전년 대비 9.9%나 급증했다.

8일 금융투자업계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 기준으로 지난해 담배 소비 규모는 월 평균 1만7천263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소비지출(248만725원)의 0.7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담뱃값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1.14%를 기록한 뒤 8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 왔다. 2008년 0.96%, 2009년 0.85%, 2010년 0.81%, 2011년 0.77%, 2012년 0.75% 등으로 감소하다가, 작년 0.70%까지 내려왔다.

반면 우리 국민이 술값으로 지출하는 금액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3년도 주류 소비액은 가구당 월 평균 1만751원으로 전년도(9천779원)보다 9.9%나 많아졌다.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0.40%에서 0.43%로 상승했다.

이 비중은 2008년 0.38%를 기록한 뒤 0.39%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2012년 0.40%로 올라섰었다.

금연 문화가 확산하면서 담배 소비가 줄었지만, 술값은 줄지 않은 셈이다.

다만 이러한 추세는 소득계층별로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저소득층인 1분위의 담뱃값 지출액은 2011년 1만2천686원, 2012년 1만3천716원, 2013년 1만3천990원으로 최근 2년 연속 상승했다.

반면 고소득층인 5분위의 담뱃값 지출액은 같은 기간 1만9천540원에서 1만5천708원으로 19.6%(3천832원)나 감소했다.

1분위의 담뱃값 지출액이 2005~2011년까지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1년 유로존 금융위기로 인한 불황 장기화 속에 저소득층은 담배 소비를 다시 늘린 반면 고소득층은 담배 소비를 줄인 셈이다.

하지만 주류와 관련해선 작년 1분위의 술값 지출액이 월 평균 7천183원으로 전년대비 5.5% 증가하는 동안 5분위의 술값 지출액은 1만3천165원으로 14.2% 많아져, 저소득층보다 고소득층의 지출이 더 빠른 속도로 늘고 있었다.

한편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증가하던 커피 및 차 소비는 지난해 가구당 월 평균 8천300원으로 집계돼 전년(8천500원)보다 2.4% 줄었다. 커피 및 차 소비가 감소한 것은 200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다만 해당 통계에는 커피믹스나 원두 구입액을 나타낼 뿐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등에서 커피를 사마시는 지출은 포함돼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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