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욱 기자

2월 마지막 주말 낮 최고기온이 11도를 웃돌며 어느덧 봄이 성큼 다가왔다. 전국적으로 미세먼지는 보통에서 나쁨 수준을 보이지만, 예년보다 더 빨리 찾아온 봄기운에 산행을 하려는 발길이 분주해진다. 든든히 준비하고 산으로 오르자.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산을 오르면 우리들이 잊고 살았던 자연의 아름다움이 그 자태를 뽐내기 시작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산은 계방산이다. 계방산은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과 홍천군 내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높이는 1천577.35m로 우리나라에서는 다섯 번째로 높은 산이다. 오대산 국립공원에 포함되며 희귀한 동·식물이 많아 일단은 볼 거리도 많고 즐길 거리도 많다. 특히 최근 생태계보호 구역 지정 및 오대산국립공원으로 편인해 비교적 환경이 잘 보전돼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계방산의 산세는 설악산 대청봉과도 비슷하다. 북쪽골짜기에는 계방천이 시작해 내린천으로 흘러들고, 남쪽 골짜기에는 남한강의 지류인 평창강이 시작된다. 또한 북으로는 설악산, 남으로는 태백산을 이어주는 허리이기도 하다.

계방산은 사실 겨울 산행으로 유명한 곳이다. 겨울이면 새하얀 눈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앞서 언급한 설악산의 비로봉이 한눈에 들어와 산악인들의 사랑을 받는다. 또한 눈꽃이 하얗게 산을 뒤덮는데 그 아름다움도 매우 특별하다.

봄에는 얼레지 군락지에서 얼레지가 다수 발견돼 다채로운 산림경관을 제공해준다. 겨울 동안 숨죽이던 새로운 생명들이 저마다 움트기 시작한다. 이런 아름다운 새 생명의 탄생을 보고 탄성을 지르다보면 어느새 정상에 오르게 된다. 정상에서는 주변의 웅장한 경치가 우리를 반긴다. 포동포동 살찐 아이처럼 계방산의 봄은 우리들에게 설렘을 안겨준다.

전망대에는 계방산을 한자로 표현해 계수나무 계(桂).꽃부리 방(芳)자로 계수나무가 향기가 나는 산이라는 뜻이 적혀 있다. 말 뜻대로 계방산에는 야생화 등이 많이 서식하며 희귀한 수목인 주목과 철쭉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계방산에서 움트는 새 생명들의 향이 코를 찌른다. 잠시 계방산의 향기를 느끼며 도시에서의 모든 번뇌를 잊어보는 것도 좋다.

지금 계방산 정상에 오르면 무엇보다도 겨울 설산의 풍경도 함께 맛볼 수 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숨이 턱까지 쳐오를 때마다 새 생명들은 우리에게 힐링을 선사하고, 그 끝을 오르면 웅장한 제 몸을 보여주는 계방산은, 인간들의 모든 상념이 결국 사사로운 것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정상에 올라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계절의 신비로움을 느껴보자. 결국 행복이라는 것은 이런 변화에서 오는 것 아니겠는가.

산 정상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하산하면 주목 군락지를 볼 수 있게 된다. 이곳은 1천년 이상된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고지대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기 때문에 산을 오르는 이들은 사진으로 이 광경을 꼭 담아내고는 한다. 다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이런 아름다운 광경을 반드시 사진으로 담아내도록 하자. 계방산의 아름다움을 꼭 가슴 깊이 새겨두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즐거운 산행길을 위해서는 빈틈없는 준비가 필요하다. 앞서서 언급했듯이 아직 눈이 녹지 않은 곳이 있다. 특히 근래 눈이 내렸기 때문에 아직 미끄러울 수 있다. 산행을 한다면 이제 등산화는 필수다. 그리고 될 수 있는 한 혼자서 오르기보다는 동료들과 함께 산행을 하도록 하자. 즐거움도 즐거움이겠지만, 내게 혹은 동료에게 어려움이 닥치면 서로가 도울 수 있다. 겨울에서 봄으로 접어드는 현 시점에서 눈이 다 녹았겠거니 하고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않으면 행복해지기 위해서 가는 산행이 우리를 큰 위험에 빠뜨리게 할 수도 있다. 철저한 준비로 아무도 다치지 않는 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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