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측, "사립유치원 맞는 시스템 만들려면 우리와 협의했어야 했다"

국내 최대 사립유치원 단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가 정부의 '에듀파인' 도입을 반대하기 위해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유아교육 사망선고 교육부 시행령 반대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25일 오후 국회 앞에서 에듀파인 도입 거부 집회를 열었다. (사진=박인호 기자)

이날 행사엔 한유총 회원 3만여 명(주최 측 추산)과 자유한국당 홍문종·정태옥 의원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노광기 전 전국어린이집연합회장, 박병기 한국민간장기요양기관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상복을 연상케 하는 검정색 옷을 입고 모여 "에듀파인 도입으로 유아교육이 타살됐다"고 주장했다.

에듀파인은 국가 차원에서 운영하는 회계관리시스템이다. '유치원 공공성 강화'의 일환으로 사립 유치원의 공공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사립유치원의 에듀파인 시행을 의무화하는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일부 개정안이 공포됨에 따라 200명 이상의 원아를 둔 대형 유치원 581곳은 오는 3월 1일부터 에듀파인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내년 3월 1일부터는 모든 사립유치원으로 확대된다.

에듀파인 사용 거부 시 시정 명령 및 행정 처분 대상이 된다. 시정 명령도 이행하지 않으면 정원·학급 감축, 유아 모집 정지, 차등적 재정 지원 등 행정 처분 대상이 된다.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벌금형에도 처해진다.

하지만, 한유총은 에듀파인 도입이 사립유치원 재정 상황을 통제하고 민간 사찰과 사유재산 침해 가능성이 있다며 반발했다. 에듀파인 대신 사립유치원 실정에 맞는 시스템이 마련되면 언제든 사용하겠다는 게 한유총 측 입장이다.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은 사립유치원에 맞는 에듀파인을 만들려면 한유총과 협의했어야 했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사진=박인호 기자)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은 "교육부와 여당이 사립유치원에 '비리 프레임'을 덧씌워 생활 적폐로 낙인찍었다"며 "좌파 집권당에 의해 유아교육이 타살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사립유치원에 맞는 에듀파인 만들려면 우리와 협의했어야 한다"며 "정당한 시설 사용료가 비용으로 반영된다면 에듀파인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에듀파인 거부를 '불법'으로 규정, 강경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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