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측, 용인시에 투자의향서 공식 제출… 정부에 ‘용인 지정’ 의중 비춰

경기도, 고용효과‧지역발전 가속 기대… 용인시‧주민들 “환영”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후보로 거론되는 용인시 원삼면 일대 <사진제공=연합뉴스>

120조원이 투입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경기도 용인이 떠올랐다.

SK하이닉스는 21일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조성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인 ㈜용인일반산업단지가 20일 용인시에 투자의향서를 공식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관계 부처에 부지를 용인으로 정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로써 SK하이닉스와 국내외 50여개 협력업체가 참여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이번에 SPC가 신청한 부지는 용인시 원삼면 일대 약 448만㎡(약 135만평) 규모다.

㈜용인일반산업단지 측은 국내외 우수인재들이 선호하는 수도권 위치, 국내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중소기업 협력 생태계 조성 용이, 반도체 기업 사업장(이천, 청주, 기흥, 화성, 평택 등)과의 연계성, 전력·용수·도로 등 인프라 구축 용이 등을 들어 용인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지가 확정되면 SK하이닉스는 공장부지 조성이 완료되는 2022년 이후 총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시설 4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외 50여 개 협력업체도 입주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협력업체들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앞으로 10년간 총 1조2천200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상생펀드 조성에 3천억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상생협력센터 설립 및 상생프로그램 추진에 6천380억원, 공동 연구개발(R&D)에 2천800억원 등을 순차 지원한다.

그간 세계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부지로는 용인을 비롯해 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이천과 충북 청주, 충남 천안, 경북 구미 등이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여왔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함께 기존 이천과 청주 사업장에도 투자를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이천에는 M16 생산라인 구축과 연구개발동 건설 등에 20조원을 투자하고, 충북 청주 사업장에는 작년부터 가동 중인 M15 생산라인의 설비 확대를 비롯해 총 35조원의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다. 특히 청주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한 토지구매 양해각서와 분양 계획을 다음달 중 충북도 및 청주시와 체결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정부가 공식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기업이 원하는 입지인 만큼 유치가 확실시된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도는 21일 출입 기자에게 문자로 보낸 짧은 입장문을 통해 "경기도는 하이닉스의 120조원 규모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투자의향서 제출'과 이천 사업장에 대한 20조원 규모의 지속적인 투자계획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정부 계획이 확정 발표되는 대로 즉시 도 차원의 행정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도 했다.

당연히 용인시와 주민들도 일제히 환영하면서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용인시는 이날 “SK측이 우리 시로 입지를 요청한 것을 환영하며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가는 것 같아 기쁘다” 면서 “그러나 최종적으로 입지가 결정돼 정부가 공식 발표한 게 아니어서 입장 표명을 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시 일각에서는 “용인이 서울과 가깝고 교통여건이 좋은데다 삼성전자의 기흥사업장과도 가까워 반도체 집적단지 조성에 유리하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다른 지역이 후보지로 선정될까 봐 마음을 졸이던 원삼면의 주민들은 "SK하이닉스가 용인으로 후보지를 신청했으면 우리 지역에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올 확률이 커진 게 아니냐"며 기대감에 들떴다.

원삼면 고당리가 고향인 오 모(60)씨는 "작년 겨울에 용인이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거론됐을 때부터 제발 용인으로 들어오면 좋겠다고 모든 주민이 기원했는데 결국 꿈이 이뤄졌다“며 ”마을은 축제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따라 용인 원삼면 일대는 지난해 12월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평당 40∼50만원을 하던 농지가 지금은 100만원을 넘어섰다고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이마저도 투자·개발에 의한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가 작용해 매물은 거의 없는 상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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