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호/이재천시인새글밭문학 대표저서/내 삶의 쉼표,사랑의 메아리, 등 다수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물 들어간다. 바야흐로 신록의 계절이다.
새소리 아름다운 청정 산골에 홀로 세상을 뒤로한 채 한가로운 시간을 만끽하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신선한 공기와 더불어 산에 오르면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상큼한 기쁨 가슴 가득 찬 환희를 맛본다.

흙 냄새 맡으며 땅을 일구다 힘들면 흙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시 한 수 읊조리고 시원한 냉수 한 사발 마시고 나면 어느덧 바람 친구 내 볼을 스쳐 싱긋 웃어주고 쭉쭉 뻗은 낙엽송 가지 초록빛 미소에 살랑대며 반긴다. 하루를 살아도 이렇게 홀로 앉아서 숲 속 이야기들 듣고 있노라면 나는 낙원에 와 있는 느낌이다. 이런 한가로움을 나누고 싶은 나의 벗, 치열한 삶의 경쟁 속에서 도심의 매연 소음을 음악 삼아 이리저리 뛰는 것을 생각하면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듦은 왜일까?

아직도 풋풋하고 신선함이 내게 남아 있는 거라고 생각해야겠지.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벗님들께 당연히 칭찬의 웃음 보내고 싶다.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살고 있다' 라는 대답이 정답일까? 그래 기왕 살건대 열심히 살아보자. 요즘 세상을 사는 젊은이들 싱글로 살겠노라 독신선언하고 혼자의 자유를 누리며 사는 것을 행복이라 할 수 있을까? 젊어서는 열심히 공부하고
직장생활을 하고 나름 행복이라 여기며 살겠지만, 그것은 행복이 아니다.

사람이 태어났다면 최소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기쁨도 느껴봐야지.
늙어서는 서로 의지하고 버팀목처럼 사는 삶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결혼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할 거면 기왕 결혼을 해보고 후회하는 편 이 좋지 않겠나? 이렇게 산중에 홀로 생활을 하다 보니 간섭이 없어 편하다 생각 하다가도 때로는 외로움에 젖어 개 짖는 소리만 들려도 행여 아는 이가 찾아오지 않을까 싶어 눈길은 사립문 넘어 동구 밖으로 간다.


주말부부라지만 나는 건강 때문에 요양차원으로 산골에 몸을 맡기고
살며 좋은 벗이 함께 한다는 생각엔 행복한 웃음이 절로 나온다.

나는 나의 좋은 친구들을 사랑한다. 숲의 싱그러운 맑음과 새소리 바람 소리 가만히 귀 기울이면 숲에서 파도소리 들리는 듯 바람 스치는 소리가 정겹다. 오늘따라 벗들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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