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지도자 백범 김구 선생 인천 감영서 2차례 옥고

지난해 3·1만세운동 재현 퍼포먼스

인천에서도 3‧1독립운동의 함성이 곳곳으로 퍼져 나가 인천시민의 독립에 대한 열망과 의지가 얼마나 뜨거웠는지를 보여줬다.

민족의 지도자 김구 선생이 인천 감영에서 2차례 옥고를 치르고, 애국지사들이 자유공원에 모여 독립정부인 ‘한성정부’ 수립을 선포하는 등 인천은 일제 침략과 탄압에 맞서 결연히 일어난 애국‧독립의 도시로 역사에 기록돼 있다.

인천시는 올해 3‧1 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이 같은 시의 위상을 대내외에 다시 알리고 선열들의 애국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다양하고 뜻깊은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 곳곳서 울려퍼진 3‧1운동 만세 함성

1900년대 전후 인천은 개항의 도시이자 관문의 도시였다. 근대의 문물이 인천항을 통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왔다.

한편으론 일본은 인천을 교두보로 삼아 침략의 야욕을 하나하나 실현해 나갔다.

실제로 일제는 인천에 영사관과 은행, 교회, 학교 등을 두루 세웠다. 당시 인천의 인구 2만211명 가운데 무려 44%인 8973명이 일본인이었음을 볼 때 당시 상황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한마디로 인천은 일제 침략의 거점도시로 일본인들의 활동이 활발해 독립운동 발생의 여건이 매우 취약한 곳이었다.

그럼에도 인천에서는 학생들의 가두 만세 시위, 상인들의 철시 등 독립만세운동이 어느 지역 못지 않게 뜨겁게 지속됐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인천 3‧1운동의 도화선은 학생들이 당겼다.

1919년 서울 3‧1운동 닷새 뒤인 3월 6일 공립보통학교(현 창영초교)와 인천공립상업학교(현 인천고교) 학생들이 동맹휴학에 들어가며 만세운동을 주도해 독립운동은 4월 초까지 굽힐 줄 몰랐다.

이 기간 상인들은 학생들과 만세를 부르짖으며 거리시위를 벌였고 상점의 문을 닫았다.

인천과 서울의 3‧1운동은 강화도로 퍼져 나가 감리교회 목회자와 신자들이 중심이 돼 운동계획을 세워 마침내 3월 18일 강화 장날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4월 10일까지 계속된 운동은 한때 4000∼5000명이 모이는 등 강화군민의 30%가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인천의 부평 황어장터에서도 만세운동이 활화산처럼 타 올랐다.

천주교 신자인 심혁성이 주도해 3월 24일 계양구 장기동(당시 계양면 오류리) 장터에서 6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만세운동을 벌였다.

황어장터의 만세운동은 25일에도 만세 열기는 이어졌고 3월 27일의 문학동, 28일의 남동, 4월 1일의 월미도 만세시위의 밑거름이 됐다.

인천시민들은 선열들의 애국‧독립 운동을 기리기 위해 그동안 창영초교, 강화군 관청리, 계양구 장기동 등 3곳 뿐만 아니라 중구 영종도와 덕적도 등에 3‧1독립운동 기념비를 세우고 매년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 김구 선생 인천서 2차례 옥고… 인천대공원 동상 건립

인천대공원에 있는 백범 김구 선생 동상

인천은 김구 선생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김구 선생께서 2차례 인천 감옥소에서 옥고를 치렀기 때문이다. 1896년 21세때 황해도에서 일본군 중위 쓰치다(훗날 상인으로 알려짐)를 살해하고, 1911년 36세 때에는 독립운동을 한 혐의로 각각 체포돼서다.

김구 선생은 감옥소 생활을 하면서 쇠사슬에 묶인채 인천항 축조공사에 동원돼 고초를 겪었다. 인천항 어딘가에 김구 선생의 땀이 배어있는 것이다.

김구 선생의 모친 곽낙원 여사께서는 김구 선생의 옥바라지를 하느라 인천에서 머물기도 했다.

이런 사실을 역사에 전하고자 인천의 각계 인사들은 1997년 초 백범 김구 선생 동상 건립 인천시민추진위(위원장 고(故) 이회림 OCI 전 창업자 겸 명예회장)를 구성해 인천대공원에 동상을 세웠다. 그 옆에는 모친 곽낙원 여사의 동상도 있다.

인천은 또 3‧1운동 한달 뒤인 4월 2일 만국공원(현 자유공원)에서 애국지사들이 임시정부 수립‧선포를 결정한 역사적으로 의미깊은 곳이기도 하다.

당시 ‘한성정부’는 정부구성과 대의 민주제를 표방한 국내유일의 임시 정부라는 역사적 의의가 있다.

특히 인천은 일본에 치인 굴욕적인 장소를 넘어 일제에 저항한 독립의 성지로서도 입지를 갖고 있는 셈이다.

◇ 인천시, 만세운동 재현‧해외한인 독립운동 조명 전시‧마라톤 행사

인천시는 올해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선열들의 애국 독립 운동과 삶, 나아가 당시 시대상을 되돌아보는 다양한 행사를 추진한다.

우선 오는 3월 1일 오전 10시 만세운동이 펼쳐졌던 역사적 장소인 영종도, 창영초교, 황어장터, 강화도 등 4곳에서 동시에 만세운동을 재현한다.

시가행진을 펼치며 일본 헌병과 대치하는 당시 상황을 극 형식을 연출하는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하고 즐기는 여러 부대행사도 마련한다.

또 재외한인 독립운동 역사를 조명함으로써 근대 이민의 출발지 인천의 역사적 의미를 알리는 해외한인 독립운동특별전을 7∼9월 월미도 한국이민사박물관에서 연다. 이어 12월까지 이민사박물관 광장에 이민 역사와 관련한 상징물 등 마당을 꾸민다.

같은 맥락에서 3∼12월 인천 전역을 순회하며 한인 이민의 역사와 그들의 삶을 보여주는 디아스포라 영화제를 개최하고, 부평 일본군 무기공장인 ‘조병창’에서의 독립군 이야기와 따뜻한 사랑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뮤지컬 ‘조병창’을 11∼12월 인천문예회관에서 공연한다.

이와 함께 ‘한성정부’의 의미를 돌아보는 다큐 상영,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세미나 개최, 항일독립운동 시설‧기념비 9곳 정비, 3‧1절 현충탑 참배와 단축마라톤 대회,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기념식 등의 행사를 진행한다.

특히 ‘보훈도시 인천’으로 지난 2016년부터 추진해온 ‘독립‧유공자의 집‘ 명패사업을 계속한다.

올해 명패 1만개를 만들어 국가유공자의 집 문에 달아줄 계획이다. 보훈도시 시민의 자긍심과 국가 유공자의 명예를 높이기 위해서다. 그동안 올해 말까지 1만2801곳에 명패를 달았다.

인천시 관계자는 1일 “인천은 개항의 도시이고 일제 탄압에 결연히 맞선 애국‧독립의 도시”라며 “올해 3‧1절 100주년을 맞아 이를 널리 알리고 선열들의 희생‧애국 정신을 되새기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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