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민‧클래식 애호가들 “아쉽다… 부천시는 뭐했나” 질책

 17년 동안 87만 부천시민과 클래식 애호가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부천시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야음악회가 올해 갑자기 열리지 않아 시민과 음악인들이 못내 아쉬워 하고 있다.

 제야음악회는 2001년부터 매년 12월 31일 오후 10시 부천시민회관에서 부천필 단원과 국내외 유명 성악가, 합창단이 가곡과 오페라 갈라 콘서트 등을 선사하는 수도권 최고 제야음악회로 자리잡아왔다.

 그동안 제야음악회는 부천시 필하모닉오케스트라 후원회 회장인 주원석 미디어윌그룹 회장이 적지 않은 사비를 들여 국내 최고의 음악인들을 초청해 이뤄져 그 의미가 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주 회장이 클래식 음악에 남다른 애정이 있는데다 고향인 부천 시민에게 클래식공연 기회를 제공하고 클래식의 저변 확대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애써왔기 때문이다.

 또 기업 이윤의 사회환원이라는 대표적 메세나 운동의 하나인 점도 그렇다.

지난 2015년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제야음악회 포스터 자료.

 올해 제야음악회 개최 불발과 관련해 지역 일각에서는 부천필과 미디어윌그룹 사이 관계가 예전만 못해 이런 일이 생기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지역 음악계의 한 인사는 “임헌정 전 지휘자와 현 박영민 지휘자 사이 지역 기관과 주민들과의 소통 방식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차이가 오늘의 상황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 연간 30억원 이상의 예산을 쓰는 부천시는 이 지경이 될 때가지 무얼했느냐며 불발에 대한 책임과 사과를 요구하는 여론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많은 시민과 음악인들은 서운해 하면서 동시에 내년에 재개되기를 바라고 있다

 시민 유선규(60)씨는 “서울 보신각 타종소리에 맞춰 17년간 이어져온 제야음악회가 사라진다니 안타까움을 금할길 없다”며 “부천시가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은 것 같아 원망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야음악회가 부천의 명품 음악회로 거듭나도록 시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부천시의 한 관계자는 “17년을 함께해 온 제야음악회가 하루아침에 중단돼 마니아들과 함께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라며 “오는 2021년 문을 여는 부천문화예술회관 건립과 함께 부천시민을 위한 제야음악회를 시가 나서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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