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동맥폐쇄 골든타임 '2시간 이내'…"갑작스러운 시력저하 땐 병원 찾아야"

개그맨 이용식씨가 한 방송에서 '망막혈관폐쇄'로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고 밝히면서 이 질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망막혈관폐쇄는 망막에 있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흔히 '눈 중풍'으로도 불린다. 이 질환은 혈관이 막힌 부위에 따라 망막동맥폐쇄와 망막정맥폐쇄로 구분된다.
이 중 망막동맥폐쇄는 응급 안과 질환에 속한다. 동맥 혈관이 막히면서 별다른 통증 없이 갑자기 시력저하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비교적 흔한 망막정맥폐쇄는 보통 한쪽 눈에서만 발생하므로 다른 쪽 눈에는 이상이 없고 잘 보여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맥이 막혀 피가 빠져나오지 못하면 유리체에 출혈이 생기고, 망막의 중심인 황반에 부종이 발생해 시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또한 합병증으로 신생혈관 녹내장이 발병할 수도 있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망막혈관폐쇄로 치료받은 환자 수는 2013년 4만8천953명에서 2017년 6만440명으로 4년간 약 24% 증가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으며, 주로 50대 이상에서 발병했다. 2017년 기준으로 보면 50대 이상 환자가 93%에 달했다. 
망막혈관폐쇄는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는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등의 질환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도 고혈압은 그 정도에 따라 관찰되는 증상이 다르다.
고혈압에 의한 망막혈관의 초기 변화는 망막동맥이 전반적으로 가늘어지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고혈압이 심해질수록 망막혈관 벽이 손상되거나, 국소적인 혈관 막힘이나 출혈이 발생한다.
망막혈관폐쇄는 혈관이 막힌 위치와 정도, 시력저하의 양상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보통은 안압을 낮추고 혈관이 폐쇄된 원인을 찾아내 혈류를 회복시키는 조치가 이뤄진다. 망막동맥폐쇄의 경우 증상이 나타난 시점부터 2시간 이내에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 시력 회복이 가능하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안과 김재석 교수는 "응급처치가 늦어져 망막동맥폐쇄가 2시간 이상 지속하면 치료해도 결과가 좋지 않으므로 발병 후 2시간 이내에 적극적으로 안압을 낮추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망막정맥폐쇄는 망막 내 부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레이저치료와 항체주사치료, 안내 스테로이드 주입술 등을 시행한다. 신생혈관을 막기 위해 '범안저 광응고술'을 사용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망막혈관폐쇄는 한번 발병되면 회복이 어려운 만큼 미리 예방하고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오현섭 원장은 "망막혈관폐쇄는 통증을 포함한 초기증상이 없기 때문에 맨눈으로 발병을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40대 이상부터는 1년에 1~2회 정도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통해 눈 속 망막과 망막의 혈관, 시신경 유두 등에 이상이 없는지 정밀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평소 고혈압, 당뇨병 등 전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은 물론, 혈관 및 혈당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눈의 혈관도 막힐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평소 음주나 흡연을 자제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 원장은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 혈관질환 발병률이 높아진다"면서 "심각한 통증이 없는데도 갑자기 시력이 저하되거나, 시야가 흐리게 보이는 등 눈에 이상이 느껴지면 즉시 응급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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