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 사망·22명 부상…2800여 가구 난방 중단

4일 저녁 고양시 백석역 근처에서 지역 난방공사 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나 사망자가 발생했다.

5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4일 오후 8시 40분께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1514 도로에서 매설됐던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 지하 배관이 파열됐다.

해당 배관은 외경 1000mm, 내경 850mm에 압력은 12㎏/㎠로, 지름 약 50cm의 구멍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난방공사가 누출 배관을 잠그기 전까지 약 1시간 동안 고온의 물이 주변 지역으로 쏟아졌다. 순식간에 도로에 100도 이상의 끓는 물이 무릎까지 차오르며 피해가 속출했다.

사고 직전 파열 지점을 지나던 손모(69)씨의 차량은 순식간에 덮친 물 폭탄과 토사에 고립됐다. 앞 유리창을 뚫고 차 안으로 밀려든 끓는 물에 전신에 화상을 입은 손씨는 뒷좌석으로 탈출하려 했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은 손씨에 대한 부검을 하는 등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물이 도로와 인근 상가까지 들어가며 화상 환자가 속출했다. 길을 가던 시민 손모(39)씨와 이모(48)씨가 손과 발 등에 중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이번 사고로 구급차로 이송한 화상 환자가 총 25명인 것으로 집계했다. 구급차를 이용하지 않고 병원으로 간 환자까지 합치면 40명이 넘는 시민이 화상을 입은 것으로 고양시는 파악하고 있다.

터진 배관은 5일 오후 7시 55분께 임시복구 됐다. 임시복구까지 약 10시간 동안 인근 2천800여 가구에 난방용 열 공급이 중단돼 시민들이 추위에 떨어야 했다.

완전 복구에는 4∼5일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파열된 배관은 1991년 설치 후 27년 이상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난방공사 고양지사 관계자는 "수송관이 노후화해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사고가 난 것으로 추측된다"며 "노후화된 배관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관계 당국과 함께 복구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사고 원인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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