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죽은 것 아니고 언젠가 살아날 것"

길이 약 4㎞의 정왕동 중앙완충녹지가 최근 산책길 명소가 됐지만 정작 공단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이 주거지역에 유입되지 않도록 조성한 ‘숲’이 죽어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공단과 주거지역 사이에 조성돼 있는 중앙완충녹지는 시화지구 개발사업 당시 공단에서 발생한 악취와 대기오염이 주거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1996년 한국수자원공사가 조성했다. 시흥시는 지난 2008년까지 수백억원을 투입해 32만5000본의 수목을 식재했다.

브릿지 조성에만 들어간 예산은 수공의 시화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155억원과 시가 지속위로부터 지원받은 67억원 등 모두 222억원으로 확인됐다.

222억원의 예산을 들여 브릿지와 산책로를 조성했지만 정작 대기오염 등의 공해를 차단해야할 숲 가꾸기 사업에는 인색했다.

시와 수공이 완충녹지 브릿지 사업에 정성을 다하는 사이 녹지는 황지로 변하고 있다. 수목관리가 전혀 안되고 있는 실정.

옥구공원에서 무진아파트까지 이어진 약 4km의 숲길은 소나무 수백 그루가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는 것이 목격됐다.

시민 A씨는 “푸르렀던 완충녹지 숲이 해가 지날수록 점점 시들어 가고 있다”면서 “죽어가는 소나무가 수 백 그루에 달해 피해가 심각한데도 관리하는 사람 한 명 못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공원관리과 관계자는 “소나무는 죽은 것이 아니며 ‘소나무줄기마름병’에 걸려 마치 죽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년 전부터 지속된 가뭄으로 병이 발생해 회복 방안을 찾았지만 인력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으로 자연회복 될 때까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흥시의 녹지 관리 인원은 현재 모두 12명뿐. 이마저도 시 전체를 관리하고 있어 신도시 배곧과 목감지역에 집중 투입된 상황이다. 중앙완충녹지를 관리하는 인원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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