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부평소방서 부개119안전센터 소방장 김정필

최근에 화재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 등이 많이 방송되고 있다. 나름대로 화재라는 소재가 긴장감으로 자아내고 있어 많은 사람이 재미있는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야기 전개를 중심으로 하다보니 화재의 위험성을 등한시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화재건물 안에서 연인이 안타까운 마음에 대화를 하는 장면이라든가 연인을 구하고자 몸에 물을 뒤집어쓰고 불속에 뛰어들기, 최첨단 소방장비를 갖춘 소방관이 화재를 진압하거나 폭파하여 탈출하기 등을 들 수 있다.

영화나 방송은 간접적인 교육 및 훈련 기능이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시청자는 이런 장면이 대부분의 화재가 영화속의 화재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화재를 자주 접하는 것도 아니고 직접체험이나 경험 할 수도 없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영화속의 화재와 실제 화재와 다른점을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다.

화재속에서는 대화를 하기가 수월하지 않다. 대부분의 화재는 열과 유해물질을 동반한 연기를 발출한다. 이 연기를 마시는 순간 숨을 쉴 수가 없어 그 즉시 정신을 잃고 사망에 이르게 된다.

물을 뒤집어쓰고 연인을 구하기 위해 불속에 뛰어드는 것은 절대로 할 수가 없다. 일반주택 화재 시 온도는 보통 600도, 목조주택은 900도에 이른다. 이런 불길 속에는 근접할 수조차 없다. 물을 뿌린 천을 손바닥에 걸친 상태에서 모닥불에 가까이 접근하면 물은 순식간에 증발하고 그 열기는 손바닥에 바로 전달될 것이다. 더욱이 일반 천으로 만든 옷은 대부분이 석유화합물의 섬유가 많아서 연인을 구하고자 불속에 뛰어들면 그 즉시 옷에 바로 불이 붙어 사망에 이르게 된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최첨단장비를 갖춘 소방관의 활약상은 꿈일 뿐이다. 영화에서는 각종 상황에 맞는 장비가 바로바로 등장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현직에 있는 소방관의 기본 장비는 랜턴, 로프, 도끼, 호흡장비 등이다. 가장 원초적인 장비를 휴대하고 진입한다. 화재현장은 원초적인 작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주된 요인이고 휴대의 물리적 한계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의 최첨단장비는 아직은 너무도 먼 미래의 일이다.

아무튼 화재는 상상이상의 위험한 재난임을 인식하고 화재의 위험성을 체험 할 수 있는 화재 체험장이 조속히 생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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