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GM) 2대주주인 산업은행은 GM이 한국법인에서 연구개발(R&D) 법인을 분리하는 방침을 강행할 경우 '비토권' 행사를 검토하겠다고 18일 밝혔다.

산업은행은 이날 입장문에서 "(주주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인천지방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한국GM이 현재와 같이 이해관계자 앞 충분한 설명과 협의 없이 법인 분할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고 했다.

산업은행은 "내일 예정된 한국GM 주주총회에서도 이해관계자 앞 충분한 설명을 요구할 예정"이라며 "경영정상화 노력에 매진해줄 것을 한국GM에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산업은행은 주주총회 결과를 지켜본 후 후속 법적대응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이 언급한 '후속 법적대응'은 한국GM 주총에서 R&D 법인 분리가 통과될 경우 이에 대한 거부권(비토권) 행사를 의미한다.

산업은행은 한국GM의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비토권, 한국GM이 총자산 20%를 초과해 제삼자에게 매각·양도·취득할 때 발휘할 수 있는 비토권이 있다.

이 같은 비토권이 한국GM의 R&D 법인 분리에도 행사될 수 있는지는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

다만 한국GM의 법인 분리가 인력에 대한 추가 구조조정이나 한국 시장 철수의 준비 작업으로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있는 만큼, 8천억원 지원의 대가로 2대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게 산업은행 입장이다.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한국GM의 R&D 법인 분리 추진에 대해 "법원에서 (주주총회 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주총에 참여해 비토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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