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어머니 모시며 20년 등반 이상 등반한 베테랑

히말라야 원중 중 숨진 유영직 대원 빈소 (연합뉴스 제공)

"항상 유머러스하고, 사람과 산을 좋아하던 호인이었는데…"

17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추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고(故) 유영직 대원의 빈소에는 유 대원을 추모하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빈소 벽면에는 유영직 대원의 생전 활동사진이 붙었다. 사진 속 유씨는 자신이 오른 산 위에서 혼자, 또는 동료들과 환하게 웃고 있었다.

유족들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깊은 슬픔에 잠겨 있었다.

유씨의 누나는 "항상 산에 간다고 하면 가족들이 잔소리하니 갔다 와서야 소식을 전하고는 했는데, 이번에는 출발 전에 SNS에 히말라야에 간다고 올려놔 그렇게 알고 있었다"며 "이번에는 좀 길게 다녀오나 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마지막일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가 뇌 질환으로 쓰러지셔서 지금 요양원에 있는데, 아들의 비보를 들으면 상태가 더 안 좋아지실까 봐 아직 알리지도 못했다"며 애끓는 사연을 전했다.

고향이 경북 예천인 유씨는 대구에서 살며 꾸준히 등반 활동을 했다. 이번 원정에서는 장비를 담당했다.

'산을 너무 좋아해서' 결혼도 하지 않은 그는 홀어머니를 모시며 20년 이상 등반한 베테랑으로 알려졌다.

고교를 졸업한 뒤 목수로 일하면서 꾸준히 등반 활동을 해온 그는 청송 주왕산과 설악산 빙벽등반대회 등 각종 빙벽대회에 꾸준히 참가했고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떠난 대구 마칼루원정대원으로 참가한 바 있다.

빈소를 찾은 한 동료 산악인은 "평소에도 등반 실력이 아주 좋았고, 히말라야에도 여러 번 다녀온 베테랑"이라며 "아직도 영직이가 떠났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슬퍼했다.

유씨를 포함한 원정대는 지난달 28일부터 네팔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군 구르자히말 남벽 직등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현지시각 12일 해발 3500m에 차려진 베이스캠프에서 사고를 당해 5명 모두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유씨의 발인은 18일 오전 진행된다.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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