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큰점 유무만으로 실체적 진실 밝혀낼 수 없어"

이재명 경기지사의 특정 신체 부위에 '큰 점'이 있다는 폭로가 나온 이후 이 지사와 '여배우 스캔들' 사건 당사자인 배우 김부선 씨 측의 진실공방이 격화하자 경찰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이 지사의 '신체특징' 논란은 이달 초 '여배우 스캔들' 사건 당사자인 김 씨와 소설가 공지영 씨의 대화 녹취 파일이 나오면서 불거졌다.

녹취 파일에 따르면 김 씨는 공 씨에게 "이 지사의 신체특징으로 큰 점이 있다. 법정에 갔을 때 최악의 경우 꺼내려 했다"고 말한다.
 
파문이 확산하자 이 지사는 자진해서 신체검증을 받겠다는 초강수를 뒀다.

이 지사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장 월요일(15일)부터라도 신체검증에 응하겠다"며 "수사에 협조해 경찰이 지정하는 방식으로 김 씨 주장 부위에 점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 드리겠다"고 글을 썼다.

김부선씨가 큰 점을 이른바 '스모킹건'으로 언급하고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면 '여배우 스캔들'의 진위가 자연스럽게 판가름날 것이라는 뜻에서다.

이 같은 장외 논쟁에는 양측의 조력인들도 합세했다.

김 씨의 변호인인 강용석 변호사는 하루 뒤인 14일 페이스북에 "내가 들은 바로는 '동그랗고 큰 까만 점'이 아닌데 이상한 방식으로 빠져나가려고 머리를 쓴다"며 "이 지사가 옷을 벗고 신체를 공개하기로 한 이상 '점'보다 더 중요한 신체의 비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오는 19일 경기도 국정감사에 김 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이 지사와 대질시켜야 한다고도 글을 썼다.

이에 맞서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15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를 통해 "(김부선 씨의 주장은) 절대적으로 허위사실, 잘못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점을 제거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그런 의혹이 있다면 성형외과·피부과 의사들까지 동참해 모든 논란이 깔끔하게 종식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양측의 무한 공방 속에 경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지사가 신체 자진검증 의사까지 표명했지만, 정작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경찰은 "당장에는 그런 계획이 없다"고 유보하는 태도다.

이 지사의 신체를 검증하는 것은 현재까지의 수사 계획에는 없던 데다, 실제로 검증을 통해 점의 존재 여부를 확인한다 해도 이로써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낼 수는 없는데도 논란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경찰 관계자는 "이 지사의 신체특징에 대해 즉시 검증할 계획은 없다"라면서도 "다만 추후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이 지사가 주장한) 신체검증을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지사에 대한 신체검증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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