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 이도경

다음 주가 되면 민족 고유의 명절 중 하나인 추석 연휴를 지내게 된다. 독자님의 가정에 화목과 행복이 깃들기 바란다. 현대인들은 제사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나 가정이나 외부에서 제례의 법을 가르치지 못하여 간혹 헤매기도 한다. 이번 기회에 제사에서 사용되는 제수에 대한 의미를 알기 바란다.

제수란 제사에 쓰이는 제물(祭物)로 깨끗하게 차려야 한다. 따라서 제수를 차리는 주부나 그 밖에 사람들도 정결하게 하는 것이 좋다.

주부는 제삿날 며칠 전부터 제사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제수의 종류와 수량, 제주(祭酒) 등 여러 가지에 대해서 집안 어른들과 논의해야 하고, 제사에 사용 할 기구(器具)도 모두 꺼내어 상태를 확인하고 깨끗이 닦아 놓아야 한다.

즉 주인은 제상(祭床)·교의(交椅)·탁자·병풍·돗자리 등을 꺼내어 청소하고, 주부는 향로와 향합, 모사 그릇, 제기(祭器) 등을 꺼내어 깨끗하게 닦는다.

이 같은 일들을 미리 해놓으면 제삿날에 집안도 깨끗할뿐더러 일에 부딪쳐도 당황하지 않고 순조롭게 처리 할 수 있다.

제수로는 소상과 대상에는 오탕오적(五湯五炙)이나 삼탕삼적, 편·포·유과·당속(糖屬) 실과 등을 장만하고, 제삿날에는 굽이 높은 접시에 기본이 되는 제물과 함께 진설한다.

오탕오적 및 삼탕삼적과 그 밖에 제물은 다음과 같다.

※ 메(밥)와 갱(국)

※ 오탕(五湯) : 소탕(素湯:고기를 넣지 않고 맑은 장에 끓인 국), 육탕(肉湯:고깃국), 어탕(魚湯:생선국), 봉탕(鳳湯:닭국), 잡탕

※ 오적(五炙) : 소적(두부), 육적(고기), 어적(물고기), 봉적(닭, 꿩), 채적(채소)

※ 삼탕(三湯) : 소탕·육탕·어탕

※ 채소(菜蔬) : 삼색(三色)나물로 시금치, 고사리, 도라지

※ 침채(沈菜) : 나박김치

※ 청장(淸醬) : 진하지 않는 간장

※ 청밀(淸密) : 꿀, 조청

※ 편 : 떡

※ 포(脯) : 북어, 건대구, 건문어, 건전복, 건상어, 암치(소금에 절여 말린 암민어), 오징어, 육포

※ 유과류(油果類) : 산자, 채소 강정, 매작 강정

※ 당속류(糖屬類) : 옥춘, 오화당, 빙당, 각당, 원당, 매화당은 설탕에 졸여서 만든 것

※ 다식(茶食) : 녹말, 송화(松花), 검은깨 등의 가루를 다식판에 막아 만든 유밀과

※ 정과(正果) : 연근, 생강, 가실 등을 꿀에 절인 것

※ 실과(實果) : 생실과와 숙실과(熟實果)

※ 제주(祭酒) : 청주

※ 경수(更水) : 숭늉

※ 시접(匙楪) : 제사 때 수저 담는 놋그릇

※ 모사(茅沙) : 제사에 사용되는 그릇에 담는 모래와 거기에 꽂은 띠의 묶음

※ 위패(位牌) : 지방을 붙이는 나무패

※ 향로(香爐) : 불붙인 향을 꽂는 대

※ 촛대 : 양초를 세우는 대

제사에 쓰이는 음식에는 고춧가루, 파, 마늘 등을 넣지 않으며, 집안 형편에 따라서는 많은 음식을 장만하기도 하나 너무 형식에 치우치거나 허례허식은 삼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제수를 진설할 때는 제사 지내는 사람이 제상을 향해 섰을 때 오른쪽을 동쪽 왼쪽을 서쪽으로 보고 진설한다. 그러면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의 순서와 의미를 알아보자.

※ 좌포우혜(左脯右醯) : 포는 왼쪽에 놓고 식혜는 오른쪽에 놓는다.

※ 어동육서(漁東肉西) : 어류는 동쪽에 놓고 육류는 서쪽에 놓는다.

※ 두동미서(頭東尾西) : 생선의 머리는 동쪽으로 향하고 고리는 서쪽으로 향하게 놓는다.

※ 홍동백서(紅東白西) : 과실이나 조과(造菓)의 붉은 색은 동쪽에 놓고 흰색은 서쪽에 놓는다.

※ 조율이시(棗栗梨柿) : 서쪽에서부터 대추, 밤, 배, 감의 순서로 놓으며 가문에 따라동쪽에서부터 놓기도 한다.

※ 생동숙서(生東熟西) : 동쪽에는 김치(나박김치)를 놓고, 서쪽에는 숙채(熟菜:익힌나물) 등을 놓는다.

※ 좌반우갱(左飯右羹) : 밥은 왼쪽에 놓고, 갱(국)은 오른쪽에 놓는다.

제수용품 중에 밥, 국, 전, 채소를 집에서 직접 조리를 하여 제사준비에 임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제사상을 차리는데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과대한 상차림으로 하기 보다는 부담 없는 수준에서 준비를 하라. 비록 직접 할 때는 육체와 정신적으로 피로가 몰려오지만 그 공답은 반드시 있으며, 최소 복은 못 받아도 화는 면할 수 있다. 슬기로운 사람이라면 조상과 관련된 제사와 성묘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 자신이 노력을 한 만큼 그것을 본 자식들이 배워서, 훗날 나이가 든 자신에게 똑같은 대접을 한다. 자신의 공적만큼 노후에 복으로 찾아오거나, 혹은 벌을 받는다. 이것이 명절 때와 제삿날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고향집 부모님께 찾아보는 계기이다. 제사상 앞에서 다투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행복한 명절을 잘 보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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