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전액 삭감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공덕을 기린다는 이유로 논란이 된 경기도 포천시 국도 43호선 축석고개의 '호국로 기념비' 이전사업이 다음으로 미뤄지게 됐다.

포천시는 제2회 추경 예산안에 포함된 호국로 기념비 이설공사 사업비 950만원이 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포천시의회는 기념비 이전에 반대하는 의견과 이전 대신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등 시의원들 간 합의가 안 되며 사업비 전액 삭감 결정을 했다.

포천시 해당 부서는 시의회와 협의를 거쳐 다음 추경예산 심의 때 사업비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포천시 건설과 관계자는 "기념비에 새겨진 찬양 문구는 모두 지워져 현재는 전직 대통령의 이름만 남아있다"며 "기념비 이전은 시정조정위원회 결정 사항으로 다음 추경 예산안 심의 때 다시 심의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높이 5m, 폭 2m의 돌로 된 호국로 기념비는 1987년 12월 10일 세워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친필로 '호국로(護國路)'라는 글씨가 한자로 새겨져 있고 아래 녹색 현판에는 전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이에 시민단체가 철거를 요구하고 나서며 논란이 됐다.

시민단체는 올해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기념비에 하얀 천을 씌워 가리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포천시는 지난달 현판에 새겨진 찬양 문구를 지우고 기념비를 올해 안에 이전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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