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 경선 낙선

더불어민주당 당권에 도전한 송영길 후보가 낙선했지만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김진표 후보를 따돌리고 2위를 차지해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 후보는 2016년 전당대회 예비경선에서 충격의 1표차 탈락(컷오프)을 당한 후 2년 동안 전국의 대의원과 권리당원들을 만나러 다니며 절치부심했다.

지난 선거에서 지나친 자신감을 나타냈다고 비판받은 송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홀로' 출마선언을 감행하는 등 최대한 겸손한 모습을 보이려 애써 오히려 눈길을 끌었다.

권역별 합동연설회에서는 연설 시작 전 90도 '폴더인사'를 선보여 "송영길이 전과 달라졌다"는 얘기가 당내에서 나오기도 했다.

송 후보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세대교체론'을 일관되게 제시했다.

유일한 50대 후보로서 이미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를 지낸 이해찬·김진표 후보보다 젊고 역동적이며, 기회도 충분히 갖지 못했다는 점을 부각해 호응을 얻었다.

문재인 대선 캠프의 총괄선대본부장, 북방경제협력위원장 등의 경력을 내세우며 비문 이미지를 씻어내려고 힘써 어느정도 효과를 보기도 했다.

다만 시대교체론에 대한 반작용으로 송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다음 대선 출마를 노리고 자기 정치에 몰두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어 그의 발목을 잡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김진표 후보는 전해철 의원 등 핵심 친문 인사들의 공개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이해찬 대세론'에 도전 했지만, 송 후보의 막판 선전을 이기지 못하고 3위로 밀렸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경제 당대표론'을 꾸준히 제시했다.

당에 경제혁신본부를 신설에 자신이 본부장을 맡겠다던 그의 공약은 당청 지지율이 고용지표 악화 등으로 내림세를 보이는 국면에서 효과적인 전략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당내 행사인 전당대회에서 경제위기 원인을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거대담론이 본격 논의된 적은 과거에도 거의 없다는 점에서 선거인단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경력을 내세웠으나 문 대통령 핵심 지지층에서마저 단합된 지지를 끌어내지 못했다.

그가 지난해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을 냈다가 곤혹을 치른 '종교색'도 약점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김 후보가 가진 주요 이력과 관계 없이 관료 출신인 그의 보수적 이미지가 진보적 색채의 당 정체성을 원하는 주류 표심을 흡인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경선 과정에서 '원팀'을 수차례 강조해온 이해찬 대표는 낙선한 두 후보를 배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끌어안을 계획이다.

이 대표는 선출 직후 기자회견에서 "송 후보는 북방경제에 조예가 깊고 김 후보는 경제정책에 대한 전문적 식견을 가졌다"며 "특위 등에서 본인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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