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vs 현금' 공청회 열려

경기도의회 제2교육위원회가 '중·고교 신입생 무상교복 조례안' 심의를 앞두고 학부모단체와 교복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24일 공청회를 열었다.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공청회에서는 무상교복 지급방식을 놓고 '현물 vs 현금'으로 나뉘어 격론이 벌어졌다.
 
앞서 지난 3월 무상교복을 현물로 지급하는 내용의 '경기도 학교 교복지원 조례안'이 발의됐지만, 지급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6개월째 조례안 처리가 보류된 상태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이민애 경기지부장은 "학교에서 행해지는 모든 것은 교육의 일환이다. 교복도 급식과 교과서처럼 공공재로 보아야 한다"며 "메이커와 비메이커 교복 착용에서 생기는 학생들의 위화감을 없애는 교육적 효과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부장은 "교복 비용을 학부모에게 처음으로 현금 지급했던 성남시 등 지자체는 교육의 주체가 아니기에 지원 근거가 없어 현물 대신 현금을 지급했던 것"이라며 "교복지원은 교육의 일환이니 현물로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최미숙 상임대표는 "창의성 교육이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는 4차산업 혁명 시대에 표준교복, 편한 교복 등이 논의되고 있다"며 "이는 시대적 역행이며, 경제성만 강조해 획일적으로 추진된다면 학교와 개인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교복의 의미가 반감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 대표는 "경기도내 12개 지자체에서 현금 지급이 이뤄지고 있지만 특별한 잡음이나 문제가 하나도 불거지지 않았다"며 "조례에 현물 지급을 명시하고자 하는 것은 학부모 개인의 형편이 여유 있고 없음과 상관없이 선택권의 침해로 향후 불만이 표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체브랜드를 생산하는 영세 중소업체로 구성된 전국학생복협회는 현물을, 유명브랜드(메이저 4사)와 관련된 한국학생복산업협회는 현금을 각각 요구하며 의견이 엇갈렸다.

전국학생복협회 송영주 사무총장은 "메이저업체들이 원하는 현금 지급은 본인들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소비자의 선택권이 아니라 업체 마음대로 시장을 짓밟는 자유로운 사업형태를 취하려는 의도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학생복산업협회 박주용 경기지부장은 "교복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업체가 중소기업 또는 독립된 자영업체다. 현물 지급은 오히려 중소상인과 중소기업을 더욱 어렵게 할 우려가 매우 큰 잘못된 정책"이라고 맞받았다.

도의회 제2교육위원회는 31개 시·군별로 초·중학교 1곳씩을 선정해 초등학교 6학년생과 중학교 3학년생, 학부모 등 2만여 명을 대상으로 22일부터 이날까지 온라인 현물-현금 선호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도의회 제2교육위원회는 공청회 내용과 선호도 조사 결과를 참고해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열리는 임시회에서 무상교복 조례안을 심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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