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부자거리에 있던 유철전(鍮鐵廛)과 입색전(立色廛)이 그려진 벽화. (연합뉴스 제공)

현재 팔부자거리에는 1980년대부터 문구점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형성된 문구 거리가 있다. 한때는 점포가 22곳까지 늘며 성행했지만, 여느 동네 문방구처럼 이곳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지금은 12곳으로 줄어든 상태다.

그러나 2011년 시작된 수원 마을르네상스 사업이 문구 거리가 형성된 행궁동 일대에서 진행되며 예전보다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떠난 문구점들의 빈자리는 벽화와 팔부자거리를 상징하는 조형물들로 채워졌고, 해설사와 함께 마을을 돌며 역사 이야기를 듣는 '왕의 골목' 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 중이다.

무엇보다 팔부자거리에 활기를 더해주는 건 맛집과 공방, 카페 등이 어우러져 젊은 층의 발길을 끌고 있는 '행리단길'이다.

행리단길은 행궁동과 서울 이태원 부근의 유명 상업 거리인 경리단길의 명칭을 합쳐 만든 말로, 구도심인 행궁동에 파스타와 디저트 음식점 등이 들어와 독특한 분위기를 내자 SNS를 중심으로 퍼진 것이다.

35곳가량의 음식점과 카페가 모인 이곳은 이제 매 주말 주변 도로에 차량정체를 부를 만큼 수원의 대표 명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행리단길이 떠나간 손님들을 끌어모으자 주변 상인들도 점차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식당을 운영하는 황모(58·여)씨는 "예전엔 이따금 술 한 잔씩 하러 들르는 주변 상인들과 주민들이 전부였지만 이젠 젊은 손님들이 찾아와 사진도 찍고 식사도 한다"라며 "거리가 점차 활기를 띠는 것 같아 즐겁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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