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모기 산란에 더 많은 혈액필요…여름모기보다 더 독해

'철없는' 모기 탓에 정작 여름에는 주춤했던 모기 퇴치용품 판매가 이달 들어 늘고 있다. 

마른 장마 탓에 '모기철'인 여름에는 상대적으로 모기를 찾아보기 어려웠으나, 가을 들어 장마와 늦더위가 찾아오고 일교차가 커지면서 모기가 기승을 부려 이를 퇴치하려는 수요가 다시 증가한 것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1∼14일 모기 살충제의 매출을 조사한 결과,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8% 증가했다고 17일 밝혔다. 

그러나 살충제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6∼8월에는 작년보다 4.5% 매출이 감소했다. 

오히려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5월 매출이 작년보다 9.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호철 세제 상품기획자는 "여름철 대표 상품인 모기 살충제가 오히려 가을 들어 많이 팔리고 있다"며 "기습 폭우가 잦았던 여름과 일교차가 큰 가을의 영향으로 일반적으로 8월 말이면 종료되던 살충제 수요가 9월로 옮겨왔다"고 분석했다.

이마트에서도 이달 들어 모기약 매출이 작년보다 46.1% 증가한 데 반해, 6∼8월 증가율은 6.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찬우 생활용품 바이어는 "일반적으로 가을에는 일교차 때문에 모기가 따뜻한 실내로 들어오는 데다 올해는 장맛비가 가을에 내리면서 모기가 뒤늦게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본격적인 가을 등산 시즌을 맞아 밴드나 스프레이, 로션 형태 등 휴대하기 쉬운 모기 기피제 등을 중심으로 상품 구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마켓도 마찬가지여서 올해는 여름철보다 가을철에 모기약 판매가 더 늘었다.

G마켓의 경우 9월 들어서 램프형 모기 퇴치기는 67%, 전자 모기채 227%, 자동롤 방충망 39% 증가했으나, 6∼8월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 1%, 19% 감소했다. 

옥션에서도 9월 들어 자동롤 방충망 810%, 살충제 60%, 전기 모기채와 파리채 60%씩 증가한 반면, 여름철인 6∼8월에는 각각 150%, 20%, 50%로 매출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11번가의 경우 6∼8월에는 모기 퇴치용품 매출이 작년보다 43% 신장했으나, 9월 들어서는 이보다 2배 많은 87% 증가했다. 

특히 모기를 죽이는 살충제 등 공격형 제품이 모기장과 같이 모기를 차단하는 방어형 제품보다 더 많이 팔렸다. 

공격형 제품인 스프레이형 살충제는 이달 들어 작년 같은 기간보다 94%, 전기 충격을 가해 모기를 확실하게 태워 없앨 수 있는 전기 모기채 매출은 34% 늘었다.

방어형 제품인 모기장은 47%, 모기가 싫어하는 향을 내뿜는 구문초나 야래향 같은 식물은 30% 증가했다. 

김종용 생활주방팀장은 "가을에는 모기가 산란을 위해 더 많은 혈액을 필요로 하면서 더 독해져 방어형보다는 공격형 제품의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가을에는 야외 활동이 많아져 모기 퇴치용품의 수요는 10월 중순까지 꾸준하게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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