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39.5도, 수원 39.3도 등 연일 폭염 신기록

3주째 폭염이 지속한 1일 경기도는 낮 최고기온이 기상관측 이래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그야말로 펄펄 끓는 하루였다.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기온은 양평 39.5도, 수원 39.3도, 이천 39.4도, 동두천 38.7도, 파주 37.6도였다.

수원은 오후 1시 34분 39.3도가 1964년 1월 1일 기상관측 이래 54년 만에 가장 더운 날씨로 기록됐다. 나머지 4곳도 각기 기상관측 시작 시기만 다를 뿐 관측 이래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양평과 이천은 72년 1월, 동두천 98년 2월, 파주 2001년 12월 기상관측을 시작했다.

무인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측정한 비공식 기록으로 보면 이날 오후 3시 46분 가평 외서가 41.6도로 가장 높았고, 광주 퇴촌 41.5도, 광주 지월 41.1도, 의왕 오전동 40.9도 등 총 16곳이 40도를 넘었다.

AWS 측정기온은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하는 참고용이다.

일부 AWS 측정소는 건물 옥상에 설치되는 등 기온을 측정하기엔 환경적인 제약이 있는 곳도 많다.

이번 최악의 폭염은 장마가 일찍 끝난 데다 태백산맥을 넘은 동풍의 영향으로 '푄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염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며 "온열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달라"라고 전했다.

고양과 부천 등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정전이 잇따라 발생했다. 분당천에서는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사과와 포도 등 각종 과일도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 

최근 닷새 동안 경기도 고양지역에서 정전이 3차례 발생해 시민들이 냉방장치도 가동하지 못한 채 더위와 사투를 벌였다.1일 한국전력 고양지사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30분께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580가구 주민들이 에어컨 등 냉방기구를 사용하지 못한 채 2시간 반가량 더위에 시달렸다.

또 엘리베이터가 멈춰 주민 6명이 10여 분간 갇혔다가 구조됐다.

한국전력은 아파트 자체 설비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복구를 지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30분께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의 한 아파트 단지 730여 세대에 공급되던 전기가 끊겼다.

성남 분당천에서 물고기 100여 마리가 폐사해 시가 원인 조사에 나섰다. 1일 성남시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30분께 분당구 분당천 분당교∼BOX교(양영디지털고∼서현사거리) 구간에서 물고기 폐사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가 폐사한 잉어, 메기, 피라미 등 물고기 150여 마리를 수거했다.

시는 폭염에 의한 수온 상승과 용존산소 부족을 폐사 원인으로 추정했다.

시는 정확한 원인 분석을 위해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과 전문기관에 폐사 원인과 수질 분석을 의뢰했다.    

경기도 내 과수들도 최근 계속되는 폭염으로 '일소 피해'(일명 햇빛 데임)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도 관계자는  "폭염이 계속된다면 조만간 피해 발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과수 농가들이 우려하는 피해 중 하나는 일소 현상으로, 너무 뜨겁고 강한 햇빛에 과일들이 일종의 화상을 입는 것이다.

포도와 사과 등이 일소 피해를 보면 색이 변하거나 당도가 떨어져 상품성이 나빠진다. 일부는 말라 떨어지거나 썩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넓은 과수 재배지에 이같은 일소 피해를 막기 위한 마땅한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도 관계자는 "일소 피해 방지대책은 마땅한 것이 없다"며 "피해가 발생할지, 피해가 발생하면 어느 정도 일지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수는 물론 다른 밭작물들은 가뭄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여름 폭염이 시작되면서 도내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밭작물들이 가뭄을 겪고 있다. 비가 당분간 오지 않을 경우 농작물이 말라 죽는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는 최근 포천에서 0.17㏊의 들깨 잎 마름 피해가 신고되기도 했다.

도는 밭작물 가뭄 피해 예방을 위해 10t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이동식 물탱크 1100개를 이미 각 시·군에 비치한 상태다.

농민에게는 밭작물의 잎 마름 피해 등을 막기 위해 수시로 물을 뿌려 달라고 당부했다.

올봄 도내 전체 과수 재배면적의 17%에 해당하는 1천300㏊의 과수가 이상저온 피해를 입었다.

도와 과수 농가들은 이로 인해 올해 각종 과일 생산량이 작년보다 20∼30% 감소하고, 과일값이 10∼20%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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