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에서부터 송영길, 김진표, 이해찬 의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 간 표심 잡기 신경전이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특히 전당대회 쟁점으로 떠오른 '이재명 경기지사 탈당 문제'를 둘러싼 공방은 격화하는 모습이다.

송영길(56)·김진표(71)·이해찬(66) 의원 등 3명의 후보(기호순)는 31일 전당대회 초반 기선잡기를 위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송영길 의원과 김진표 의원이 공격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나선 반면, 이해찬 의원은 '대세론'을 굳혀간다는 인식 아래 공세에 신경 쓰지 않고 정책 행보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송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 김 의원이 조폭 연루 의혹이 제기된 이재명 지사를 향해 '탈당 압박성' 발언을 한 점을 거론, "선거용으로 활용한다고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특히 "이해찬 후보의 핵심(측근)이었던 이화영 전 의원이 지금 경기부지사로 가 있어서 이를 공격하기 위한 빌미로 (이 지사 문제를)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또한 "(이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선배고 더 윗사람 아니었느냐, 대통령께서 오히려 부담스럽지 않겠느냐"며 이 의원을 겨냥한 데 이어 "생물체든 어떤 조직이든 때가 되면 죽은 세포는 물러나고 새로운 세포가 생성돼야 신체나 조직이 건강한 것 아니겠냐"며 세대교체론을 재차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 지사를 둘러싼 문제가 상식과 원칙적인 측면에서 매듭져야 한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가 탈당, 지명했던 다른 의원과 비교해 보면 이 지사는 관대하게 보호했다"며 "(이 지사) 취임 후에 문제가 확산하고 새로운 의혹까지 제기되니까 선당후사의 자세로 이 지사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정치공학적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타 후보의 공세와 이 지사를 둘러싼 논란에 무대응 전략을 취하는 모양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타 후보의 공격에 대해 "이 의원이 앞서가는 것에 대한 견제로 보인다"며 "저희 길을 뚜벅뚜벅 가면 될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장에서 민생의 어려움을 듣고 문 대통령의 공약에 대한 진행 상황도 점검하고 있다"며 "권리당원 등 유권자들이 현장 정책 행보에 관심을 많이 가져 예비경선 때보다 분위기가 더 좋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 문제를 둘러싼 공방은 점차 당내 논란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최고위원 도전에 나선 설훈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 "(김 의원이) 이 지사에 대해 공격적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보통 스타일로는 절대로 저렇게 할 분이 아닌데 왜 갑자기 저렇게 나오나'라고 생각했다"며 "아무리 선거지만 같은 동료이고, 지도자급에 있는 분들인데 경우를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