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무진은 ‘신의 마지막 작품’… 사곶해변 콩돌해안 등 볼거리

백령면 사곶해변 전경

백령도는 군사접경지이지만 관광지로도 인기가 높다. 특히 자연환경은 세계적으로 평가받는다. 백령도 두무진, 남포리 습곡, 사곶해변, 콩돌해안 등도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한반도의 소중한 지질 유산이며 경치가 빼어나다. 백령도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소개한다.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 두무진

백령도 북서쪽 끝으로 가면 백령도의 최고 절경인 두무진이 있다. 머리카락처럼 뾰족한 바위가 많아 예전에는 ‘두모진(頭毛鎭)’이라 불렸다고 한다. 이후 바위의 형상이 마치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하는 것 같다 하여 ‘두무진(頭武津)’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해안가와 절벽 위 능선 사이로 형제바위, 부엉이바위, 코끼리바위, 장군바위, 신선대 등 그 형태에 빗대어 이름 붙인 다양한 형태 기암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하늘과 바다 사이, 깎아지른 절벽에 녹색 물감을 흩뿌린 듯한 두무진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이다. 해안가에는 까만 가마우지가 날개를 펼치고 일광욕을 즐기는가 하면 천연기념물 제331호인 점박이물범이 얼굴을 내밀기도 한다.

북쪽 고봉포구 앞바다의 사자바위는 사자가 바다를 향해 포효하는 듯하다. 두무진에 대해 고려 충신 이대기는 ‘백령지’에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표현했으며, 서해의 해금강이라고도 불린다. 맑은 날에는 두무진에서 북쪽으로 장산곶과 몽금포가 보여 실향민들이 향수를 달래러 오기도 한다.

두무진 관람은 유람선을 타고 하는 것이 제 맛이다. 유람선을 타고 해안선을 따라 형제바위, 코끼리바위, 선대암, 장군바위 등 바다위 기암괴석들을 관람할 수 있다.

◆용트림바위

남쪽 장촌포구 너머의 용트림바위는 군사 지역에서 최근 개방된 곳으로, 용이 승천하는 모습이다. 바위 스스로 하늘을 향해 나선처럼 꼬며 오르는 형상이 매우 인상적이다.

용트림바위는 가마우지와 갈매기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지질학에서는 용트림바위와 같은 현상을 시스택이라고 한다. 시스택은 해식애가 파랑의 침식을 받아 파식대 위에 단단한 부분이 가늘게 솟은 채로 남아 있는 현상을 말한다. 용트림바위 뒤로는 천연기념물 507호 남포리 습곡구조가 모습을 드러낸다 .

◆천연비행장 사곶해변

백령도 용기포 부두의 남서쪽과 남동쪽의 해안을 따라 자리 잡고 있는 사곶해변은 길이 3km, 너비 250m에 달하는 사빈(바닷가에 모래가 쌓여 이루어진 해안)이다. 모래로 이루어진 듯 하지만 사실은 규암가루가 두껍게 쌓여 이루어진 해변이다. 해변이 수평에 가깝고 물이 빠지면 바닥이 단단해져 비행기가 이착륙을 할 수 있는 천연비행장이다. 사곶해변은 이탈리아 나폴리에 있는 것과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단 두 곳에서만 볼 수 있는 특수한 지형 및 지질상을 가지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의 비행기가 이곳에서 뜨고 내렸고 최근까지도 군비행장으로 사용됐다. 1989년 초까지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다가 출입통제가 해제되면서 여름철 휴양지로 널리 알려졌고 지금은 해수욕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사곶해변은 천연기념물 제391호로 지정돼있다.

◆수천년 파도가 만든 콩돌해안

백령도에서 사곶해변만큼 유명한 곳이 콩돌해안이다. 천연기념물 제392호인 콩돌해안은 갈색, 회색, 백색, 적갈색, 청회색 등 여러 가지 형형색색의 콩알만한 자갈들이 바닷가에 널려있어 불리는 이름이다.

폭 30m, 길이 800m의 콩돌해안에는 남해안에서 볼 수 있는 몽돌보다 작은 콩만 한 자갈이 깔려 있다. 어느 하나 모난 것 없이 반들반들하다. 백령도를 구성하는 암석의 절반 이상은 규암이다. 이 규암이 수천 년 파도에 의해 부서지고 가다듬어지면서 콩돌이 됐다.

콩돌을 만들어 낸 투명한 자갈이 부딪히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피부염에 특효가 있다는 자갈찜질을 체험할 수 있다. 예전에는 콩돌이 인근 마을까지 천지였는데 이 돌을 외부로 대량 판매하면서 현재는 많이 없어졌다. 예전에는 건축자재로 팔려나갔다고 한다. 콩돌의 외부 반출은 안된다고 한다.

◆심청이 빠진 인당수와 심청각

백령도는 ‘효(孝)’의 상징인 심청이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300석에 팔려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가 있는 ‘심청전’의 배경이 된 장소다. 백령도 북동쪽 연화리는 공양미 300석에 팔려 인당수에 빠졌던 심청이가 용궁에 갔다가 연꽃을 타고 인당수로 떠올라 그 연꽃이 조수에 떠밀려 연화리 앞바다에 가서 연밥을 떨어뜨리고 연봉바위에 걸려 살아났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곳이다.

이곳에 1999년 10월 2층 규모의 심청각이 세워졌다. 심청각에서는 심청이가 뛰어들었던 인당수와 심청의 환생 장면 등을 전시해 놓았다. 이와 함께 심청전의 판소리, 영화, 고서, 음반 전시물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심청각에서는 북녘땅이 내려다보여, 망향의 아픔을 가진 실향민에게 고향을 그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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