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 장기화에 '트리플 크라운'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호황 장기화에 힘입어 올해 2분기에 또다시 사상 최고 성적을 써냈다.

미중 무역전쟁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둔화, 중국의 '반도체 굴기'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모바일용과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올해 전체 실적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이 확실시된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에 매출액 10조3705억원, 영업이익 5조573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55.0%, 영업이익은 82.7% 증가했다.

역대 최고 실적을 냈던 지난해 4분기의 매출 9조276억원, 영업이익 4조4658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동시에 창사 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조원과 영업이익 5조원 시대를 열었다.

당기순이익도 4조32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4685억원)보다 75.4%나 증가하며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무려 53.7%에 달해 전분기(50.1%)에 이어 제조업에서는 '꿈'으로 여겨지는 50%를 또다시 넘어서며 역시 신기록을 세웠다. 100원어치를 팔아 약 54원을 남긴 셈이다.

이처럼 실적 호조가 이어진 것은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메모리 시장의 공급 증가세가 제한적인데다 스마트폰 고사양화 등으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면서 메모리 가격이 우려와는 달리 견조한 양상을 보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런 양상은 당분간 계속되면서 올 3분기와 4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조원과 5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로는 매출이 40조원을 넘어서고 영업이익은 20조원을 넘어서면서 '실적 신기원'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지난해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던 메모리 가격이 최근 일부 품목에서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스마트폰 시장의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기술 추격 등이 본격화할 경우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우호적인 메모리 수요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큰 폭의 출하량 증가를 기록하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분기 D램 출하량은 서버와 PC용 제품의 수요 강세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16% 증가했다. 평균판매가격(ASP)은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지면서 모든 제품군의 가격이 고르게 올라 평균 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낸드플래시 출하량도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 확대와 중국 모바일 제품의 고용량화 추세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19% 증가했으나 ASP는 공급 증가로 9% 하락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에도 미국과 중국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체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신규 클라우드 서비스 출시 등의 영향으로 서버용 D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메모리 탑재량이 늘어난 새 스마트폰 출시 등에 힘입어 모바일 D램 제품의 수요도 늘어나고, 낸드플래시도 SSD와 모바일 제품의 고용량화로 업황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건설 중인 청주 신규 공장의 클린룸 공사를 오는 9월 말 마무리할 예정이며, 중국 우시(無錫) 공장 클린룸 확장은 예정대로 올해 말에 완공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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