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압선 매설 반대 시위를 벌이는 인천 부평구 삼산동 주민들.
▲ 초고압선 매설 반대 시위를 벌이는 인천 부평구 삼산동 주민들.

부평구  주민들 촉구… 어제 대책위 출범
한전서 광명~부평 초고압 송전선 공사중

인천 시민사회단체들이 한국전력의 초고압선 매설에 따른 전자파 피해를 해결하라며 23일 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삼산동 특고압선 문제 해결을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인천시청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가 적극적인 대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인천시는 초고압선 매설 공사를 허가하기 전 공사 위치나 내용을 꼼꼼히 검토했어야 한다"며 "당장 부평구, 주민대책위, 시민단체, 전문가로 민관대책기구를 구성하고 박남춘 시장이 공개 면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네덜란드나 캐나다 등 선진국은 고압선과 주거지 간 충분한 이격거리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인천시-서울시-경기도 3자 협의체를 꾸려 초고압선 매설에 대한 공동 해결 방안을 마련하라고도 요구했다.

한전은 내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경기도 광명에서 인천 부평구 신부평변전소까지 17.4㎞ 구간에 345㎸의 초고압 송전선로를 매설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다른 구간은 고압선이 지나가는 터널인 '전력구'를 지하 30∼50m 깊이에 뚫지만 부평구 삼산동부터 부천 상동까지 2.5㎞ 구간은 지하 8m 깊이에 있는 기존 전력구를 활용키로 해 논란이 됐다.

현행법상 지상 송전탑이 아닌 지중화 매설은 환경영향평가나 주민공청회를 거칠 필요가 없어 부평구 주민들은 공사가 시작된 뒤에야 이 사실을 파악했다.

인근 주민이 모인 삼산동 특고압 대책위원회는 이 구간에 이미 154㎸ 고압선이 매설돼 있는데 다른 고압선이 또 묻히면 치명적인 전자파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이 현재 154㎸ 고압선이 지나가는 삼산동 모 아파트와 학교 7곳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11∼110mG(밀리가우스)의 전자파가 감지되기도 했다. 한전이 지난달 부천과 삼산동에서 측정한 전자파 1.6∼40mG보다 훨씬 높은 수치라고 대책위는 주장하고 있다.

대책위는 정부가 설정한 전자파 인체 보호 기준은 833mG지만, 3mG 전자파에 노출된 어린이의 백혈병 발병률이 3.8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안전을 우려하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고압선을 다른 곳으로 우회하거나 안전하게 지하 30m 깊이에 매설하는 방안을 촉구했지만 한전 측은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하루빨리 민관기구를 구성해 주민 안전을 위한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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