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집하시설의 생활폐기물 투입구.
▲ 자동집하시설의 생활폐기물 투입구.

1465억 투자에도 생활 · 음식물 분리 안돼
음식물  재활용 불가… 운영비도 차량 3배

'지상에서 쓰레기차를 볼 수 없는 첨단도시'를 표방하며 거액을 들여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설치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이 제구실을 못 해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

19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현재 송도국제도시 1∼7공구에는 53.6㎞의 생활폐기물 지하수송관로와 7개 집하장이 설치돼 있다.

총 1465억원을 들여 건설한 이 자동집하시설은 아파트 단지에서 배출한 하루 평균 35t의 쓰레기를 땅속에 묻힌 관로를 통해 집하장으로 모아 폐기물 처리시설로 보낸다.

이 때문에 송도에서는 다른 지역처럼 수거차량이 아파트 단지를 돌며 쓰레기를 모으는 모습을 볼 수 없다.

그러나 주민이 버리는 생활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를 하나의 관로를 통해 일정 시간 간격으로 집하장으로 보내는 방식이라 두개의 쓰레기가 뒤섞이면서 음식물쓰레기 재활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2006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초기 설치 단지의 경우 10년이 지나면서 잦은 고장과 비효율적 운영으로 민원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환경부는 국내 신도시 곳곳에서 유사한 문제점이 발생함에 따라 최근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 시행지침' 개정안을 확정하고 공포했다.

개정안은 음식물쓰레기 분리집하 및 재활용이 불가능할 경우 반드시 문전수거 등 별도의 방법으로 수집해 재활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음식물쓰레기를 재활용할 수 없는 자동집하시설이 설치된 지역은 이전 방식대로 수거차량이 아파트 단지를 돌며 수거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인천경제청은 지침 개정에 앞서 단일관로 자동집하시설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을 예외적으로 소각 처리하는 방향으로 지침을 바꿔 줄 것을 환경부에 건의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송도국제도시 자동집하시설을 운영하는 인천 연수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 3월까지 전문기관에 기술진단 용역을 맡길 예정이다.

연수구 관계자는 "용역 결과를 지켜본 뒤 시설을 부분 변경해 활용할 것인지 지하관로로는 생활폐기물만 모으고 음식물쓰레기는 차량이 수거할 것인지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은 지하관로의 쓰레기를 송풍 방식으로 밀어 보내는데 전력 소모가 많아 연간 전체 운영비의 45%가량을 전기료로 지출하고 있다.

일선 지자체들은 자동집하시설을 이용한 방식이 기존의 차량 수거·운반보다 단가가 평균 3배가량 더 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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