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1951년 한국전쟁 참전… 67년 ‘뜨거운 우정’

지난 4월 28일 경기 가평 영연방참전기념비에서 가평전투 67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가평군이 최근 호주로 헌화대와 바닥돌 530여 개를 포함해 총중량이 1만1000kg에 달하는 화강암을 보냈다. 이름하여 ‘가평석’이다. 이 돌은 11월 호주 멜버른에 세워지는 한국전 참전비 건립에 쓰인다. 가평석은 가평-부산까지 육로로, 부산-멜버른은 해상으로 이동중으로 이달 말경 도착할 예정이다. 가평과 호주의 인연은 1951년 호주군이 유엔군 일원으로 참전함으로써 맺어졌다. 67년이 지난 지금에는 특별한 돌을 주고 받을 만큼 뜨거운 우정으로 발전했다.

◆멜버른 참전비, 가평석 선물

호주 멜버른에 전달되는 가평석은 지난해 5월 호주 마리부농시 참전비 건립 부지를 방문한 김성기 가평군수가 멜버른 참전비건립추진위원회와 참전 용사들과의 약속에 따른 것이다.

호주군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참전비 건립추진위원들은 6.25전쟁 때 호주군이 가장 격렬하게 싸운 전투 중 하나가 가평전투라며 참전비 건립에 가평석 지원을 요청해왔다. 또 호주 빅토리아주 마리부농시 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도 올해 4월 가평군을 방문해 김 군수를 예방하고 거듭 지원 약속에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호주 멜버른 한국전 참전비는 올해 11월 가평석으로 건립돼 제막식을 가질 계획이다. 호주군 한국전 참전비는 마리부농시가 풋스크레이 쿼리파크를 부지로 기증하고 대한민국 국가보훈처가 3억원, 호주멜버른한국전기념비추진위원회가 2억원을 모금해 건립된다.

가평군은 6·25전쟁 때 희생된 호주 한국전 참전 용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난 1996년 호주 수도 캔버라 전쟁 기념관을 시작으로 시드니 무어 파크, 퀸즈랜드 골드코스트와 타스메니아 호바트시 등 4곳에 한국전 참전비 건립에 사용될 가평석을 지원한바 있어 한국전에서 희생한 호주군에 대한 국가보훈 뿐만 아니라 가평을 홍보하고 군민의 명예심과 자긍심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호주와 가평 이어준 ‘가평전투’

한국전쟁 당시 호주군이 포함된 영연방군의 가평전투는 1951년 4월 23일부터 25일까지 가평일대에서 치열하게 전개됐다. 중공군이 가평방면으로 돌파구를 확대하고 있을 당시 영연방 제27여단(영국 미들섹스대대·호주 왕실3대대·캐나다 프린세스 패트리샤 2대대, 뉴질랜드 16포병연대) 장병들이 가평천 일대에서 5배나 많은 중공군의 침공을 결사 저지해 대승을 거두었다.

이 전투에서 호주왕실대대 31명이 전사했고, 58명이 부상 당하고 3명이 실종됐다. 호주 왕실 3대대는 지금도 '가평대대'라는 별칭을 갖고 있으며, 그 대대 막사를 현재 '가평 막사'라고 부르며 가평전투를 기려왔다.

호주는 6·25전쟁 때 1만7000여 명의 병력을 파견했다. 호주는 매년 4월 25일을 '가평의 날'로 지정하고 이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가평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시드니 한 도로를 '가평 스트리트'라 명명하고 있다.

◆매년 호주서 참전용사 보은행사

지난 6월 22일 호주 시드니 한국총영사관은 한국전에 참전한 호주 용사들에게 감사를 표시하기 위한 참전용사 보은행사를 열었다.

윤상수 총영사, 톰 데이트 골드코스트 시장, 폴 드 저지 퀸즐랜드 주 총독, 김광연 골드코스트 한인회장, 현광훈 퀸즐랜드 한인회장 등 각계 인사들이 행사에 참석한 200여 명의 참전용사에게 경의를 표하고 감사를 전했다.

윤 총영사는 환영사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이 누리는 자유와 평화의 밑바탕에는 퀸즐랜드주 참전용사들의 값진 희생이 있었다"며 "지난해 골드코스트에 참전용사비를 세웠던 것처럼 앞으로도 많은 이들이 참전용사를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전 참전비 건립과 실종자 명판 설치에 앞장선 오리스 피어스 전 퀸즐랜드 한국전참전협회장 등 3명의 참정용사에게 감사패와 평화의 메달을 수여했다.

존 프라이 퀸즐랜드 참전용사 대표는 "우리는 한국전에서 휴전을 선포했던 1953년 7월 27일을 아직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며 "매년 희생자를 기억해주고 참전군인을 위로하는 자리를 마련해주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골드코스트 한인회, 퀸즐랜드 한국전참전협회, 퍼스파라다이스 재향군인회가 공동 주관으로 참여했으며, 퀸즐랜드 한인 오케스트라·김재우 테너·최예슬 국악인의 축하공연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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