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철 앞두고 피해 신고 잇따라

고라니 습격을 받은 옥수수밭 (연합뉴스 제공)

"조금만 더 있으면 수확인데 고라니 습격에 옥수수가 하나도 남아 있지를 않아요."

경기도 여주에 사는 박모(61) 씨는 최근 옥수수를 따려고 밭에 갔다가 밤새 쑥대밭으로 변해 버린 옥수수밭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애지중지 키운 옥수수가 수확을 앞두고 고라니의 습격을 받은 것이다.

최근 옥수수와 고구마 등이 익어가면서 이같은 야생 동물들로 인한 농작물 피해 신고가 경기도 내 곳곳에서 연일 들어오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여지없이 이어지는 피해 신고이다.

16일 지자체에 따르면 남양주시에서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360건의 야생동물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연간 1000건이 넘는 피해 신고가 접수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다소 줄었으나 최근 수확기를 앞두고 하루하루 피해 신고가 늘고 있다.

피해 농작물은 대부분 고구마와 옥수수이다.

유해조수 기동포획단 5개조 58명을 운영 중인 남양주시는 지난해 멧돼지 503마리, 고라니 300마리를 포획한 바 있다.

시는 유해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조금이라도 더 줄이기 위해 다음 달부터 야생동물 포획 시 멧돼지는 5만원, 고라니는 3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포천시에서도 최근 매일 5∼6건의 야생동물 피해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 역시 고구마와 옥수수 등이 주요 피해 농작물이다.

포천시는 이미 지난해부터 멧돼지나 고라니를 포획할 경우 3∼5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포천시 관내에서 지난해 연간 잡힌 멧돼지는 396마리, 고라니는 58마리였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옥수수와 고구마 등의 수확 시기가 다가오면서 최근 멧돼지와 고라니 등 유해 야생동물 피해 신고가 늘고 있다"며 "멧돼지 등을 많이 포획하면서 피해는 매년 조금씩 줄고 있으나 임야 근처 농경지를 중심으로 여전히 피해가 많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경기도 내 유해 야생동물 총 피해액은 13억7000여 만원이었다. 2016년의 16억5000여 만원보다 17.0% 감소한 것이다.

멧돼지 피해액이 7억8400여 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고라니 피해액은 1억7200여 만원이었다.

유해 동물 피해를 가장 많이 본 농작물은 배(2억9700여 만원), 벼(2억3300여 만원), 채소류(2억2400여 만원), 사과(1억600여 만원), 포도(3600여 만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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