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급여 꼬박 챙겨준 50대 가장 안타까운 죽음

용인시 처인구 한 전원주택 공사현장에서 50대 하청업체 대표가 원청 건설사와 공사대금 문제로 갈등을 빚다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제공)

50대 하청업체 대표가 원청 건설사와 공사대금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분신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4일 오전 8시 15분께  용인시 처인구 한 전원주택 단지 공사현장에서 건설용 외장재 공사업체 사장 A(50)씨가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현장 소장이 이를 발견하고 가까스로 진화했으나 A씨는 끝내 숨졌다.

A씨는 전원주택 30여 개 동을 짓는 현장에서 외장재 공사를 한 하청업체 대표로, 최근 원청 건설사인 시행업체로부터 1억원대의 공사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갈등을 빚어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시신을 부검하는 한편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숨진 A씨는  6자녀를 둔 가장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 3장은 각각 아내와 가족, 원청 건설사 대표 앞으로 작성됐다.

가족에게는 미안하다는 내용이, 원청 건설사 대표에게 쓴 유서에는 공사대금 미지급에 대해 원망하는 내용이 각각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건설용 외장재 공사업체 대표로, 딸 셋과 아들 셋 등 6자녀를 둔 가장이었다.

가족에게 남긴 유서에는 6자녀 한명 한명에게 하고 싶은 말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담겨 있다.

한 유족은 "고인은 비록 전 부인과 사이에서 낳은 자녀 4명과는 함께 살지 못했지만 자주 만나면서 항상 아이들을 걱정하는 아버지였다"라며 "최근에는 직원들 월급 줄 돈이 없어서 여기저기서 대출해서 지급해줄 정도로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이 왜 일어났는지 경찰에서 명명백백히 밝혀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책임감이 강했다는 그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집에 돈을 갖다 주진 못해도 직원들 급여는 꼬박꼬박 지급해왔다고 현장 관계자들은 전했다.

시행사 대표에게 쓴 유서에는 "아무리 어려워도 직원들 월급은 꼭 챙겼습니다. 사장님도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A씨가 시행사 측과 어떤 갈등을 겪었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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