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공항이전·불합리한 경계로 갈등

화성시민들이 수원 군 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경기 수원·용인·화성시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들이 시장에 당선하면서 3개 지방자치단체 간 얽혀있는 갈등과 현안이 원만한 조정·타협으로 해결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수원시 최초의 3선 시장에 당선된 염태영 시장과 서철모 화성시장 당선인이 이미 후보자 신분으로 '상생협력'을 선언한 데 이어 자유한국당 정찬민 전 시장을 꺾고 당선된 민주당 백군기 용인시장 당선인도 수원시·고양시·창원시와 공동으로 '100만 이상 특례시 실현'에 협력하기로 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3개 지자체 가운데 민감한 현안이 맞물려 있는 수원시와 화성시의 관계가 개선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역사적으로, 지리적으로 이웃사촌인 수원시와 화성시는 2015년 화성시가 추진하던 '광역화장장(함백산 메모리얼파크)' 조성사업에 수원시가 반대입장을 내면서 우애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2월 국방부가 수원 공군비행장(이하 수원 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로 화성 화옹지구를 선정하면서 두 이웃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과 반목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이런 갈등으로 인해 화성시 반정지구와 경계조정을 해야만 하는 수원 망포4지구 택지개발사업이 지난해 4월 이후 올스톱이 됐다. 수원시가 보낸 경계조정 협조공문에 대해 화성시가 1년 넘게 협의보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두 시의 갈등이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염태영 수원, 서철모 화성, 곽상욱 오산시장 당선인이 민주당 후보 신분으로 지난 5월 28일 '상생협력 선언'을 하면서다.

이들은 민선 7기 출범 즉시 '산수화(오산·수원·화성) 상생협력기구를 구성하고, 지역 간 갈등을 합리적 대화로 해결하기로 약속했다.

수원시는 서철모 당선인이 업무보고를 받고 다음 달 2일 시장으로 취임하고 나면 상생협력기구 구성과 현안 해결을 위한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 민감한 이슈이긴 하지만, 수원군공항 이전과 관련해서도 화성시와 새로운 대화채널을 가동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로 했다. 현재 수원시는 지금까지의 '밀어붙이기식 홍보전'을 자제하고 있다.

수원시와 용인시와의 불합리한 경계조정 갈등도 새로운 전환을 맞고 있다.

수원시와 인접한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청명센트레빌 아파트단지 초등학생 70여 명은 걸어서 4분이면 닿을 246m 거리의 수원황곡초등학교를 놔두고 왕복 8차선 도로를 건너 1.19㎞나 떨어진 용인 흥덕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원거리통학문제를 참다못한 아파트 주민들이 2012년 3월 경계조정 민원을 제기하고, 경기도가 땅 맞교환 중재안을 내놨지만, 수원시·용인시·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수원시는 전임 한국당 시장 때 해결하지 못한 영덕동 경계조정 문제가 민주당 백군기 시장 당선인의 취임을 계기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군기 당선인 측도 용인 시민이 겪는 불편과 문제 해결을 위해 수원시와 대화채널을 열고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수원시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특례시 실현도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인구 100만명 이상 전국 4대 대도시인 수원·용인·고양시와 경남 창원시에 특례시 도입을 주요 공약으로 내건 민주당 소속 후보가 모두 시장으로 당선됐기 때문이다.

앞선 지난달 24일 이들 시장 후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100만 대도시 특례 실현을 공동의 과제로 설정하고, 공동대응기구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도시는 "인구 100만명 이상의 광역 시급 인구에도 불구하고 획일적인 지방자치제도의 한계로 폭증하는 행정수요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행정·재정 능력에 맞는 특례를 부여해야 한다"며 특례시 법제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수원시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3개 이웃 도시 모두 민주당 후보들이 시장에 당선되면서 해묵은 갈등과 현안을 소통과 대화로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상당히 커지고 있다"면서 "행정이 시민 불편을 해소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고, 이미 했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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