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개 노선 다니는 버스 37대뿐…안내시스템도 미흡

▲ 강화 타시겨버스.
▲ 강화 타시겨버스.

최근 친구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인천 강화도를 찾은 김지민(24·여)씨는 하루종일 진땀을 빼야 했다.

일찌감치 동막 해변을 구경한 김씨 일행은 다음 관광지인 정수사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렸지만 한참이 지나도 차가 오지 않았다. 군청 홈페이지에서 버스 안내표까지 찾아봤지만 배차 시간조차 전혀 맞지 않았다.

차로는 고작 5분 남짓 걸리는 거리여서 콜택시를 부를 수도 없었던 김씨 일행은 결국 30분 넘게 길에서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2018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돼 500만 관광객 유치에 나선 강화군이 취약한 대중교통 인프라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14일 강화군에 따르면 군내 54개 노선에서 운행 중인 버스는 모두 합쳐 37대에 불과하다. 1개 노선당 평균 0.68대꼴로 운행하는 셈이다.

강화군 면적이 약 411.4㎢로 인천시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데 비해 운행하는 군내 버스 대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실제 운행 횟수가 가장 적은 강화 북부 송해면 쪽 버스는 하루 2차례만 운행할 정도다.

1200곳에 달하는 강화도 내 버스 정류장 중 버스 도착 시각을 알려주는 안내시스템이 설치된 정류장도 124곳뿐이다. 관광객은 물론 주민까지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강화도 본섬과 연륙교로 연결된 석모도나 교동도의 경우 차가 없는 '뚜벅이' 관광객들은 갈 엄두를 내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지난해 강화도 주요 관광지만 도는 '타시겨 버스'가 도입됐지만 매주 목∼일요일에만 운행하고 하루 운행 시간도 7시간 가량으로 짧은 편이어서 관광객 수요를 모두 맞추기는 쉽지 않다.

강화군은 지난해 1대당 예산 1억5000만원을 들여 군내 버스 4대를 증차한 데 이어 올해도 버스를 늘리기 위해 인천시와 협의를 계속할 방침이다.

또 해안에 관광지가 몰려 있는 강화도 특성상 관광객을 위한 해안순환버스를 하루 18∼20회 운행하며 부족한 교통 인프라를 보완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강화군 관계자는 "시와 군이 8대 2로 예산을 부담하기 때문에 시와 계속 버스 증차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며 "교통 인프라를 단기간에 확충하기는 어려운 만큼 차츰차츰 보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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