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소리 1세대 명창 묵계월(93·이경옥)이 지난 1일 밤 12시께 노환으로 별세했다. 

묵 여사는 경기민요와 산문으로 된 노랫말을 정가와 같은 선율로 낭송하는 음악인 송서 전수에 큰 족적을 남겼다. 

1921년생으로 11세에 귀동냥 소리로 시작해 주수봉·최정식·이문원에게서 경기소리와 '삼설기(三設記)'등을 배웠다. 1930년대 말부터 방송 출연과 무대공연을 통해 '10대 명창'으로 이름을 얻었다. 

광복 이후 안비취·이소향·이은주 등과 함께 활동했다. 1957년 경기민요 첫 음반 발매로 일본 등 외국 무대에서 성가를 누렸다. 1960년대 '산염불' '영변가' '긴난봉가' '자진난봉가' 등의 서도민요와 '청춘가' '노랫가락' '긴아리랑' '금강산타령' 등 경서도민요를 킹스타레코드에서, '천안삼거리' '노들강변' '아리랑' 등의 경기민요를 신세계레코드에서 취입하는 등 활발히 활동했다. 

1971년 안비취·이은주·김옥심 등과 함께 민요연구회를 만들었다. 1975년 안비취·이은주와 함께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예능보유자로 지정받았다. 

19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기념, 1988년 국립국악원 개관기념 공연, 1990년 경기민요 60년 기념음악회, 1994년 광복 50주년 맞이 통일민요대축제 등 굵직한 무대에 섰다. 1995년 9월 65년간의 소리인생을 마감하는 은퇴 무대를 열었다.

제1회 국악협회 세종국악상, 한국국악협회 제11회 국악대상, KBS국악대상 특별공로상, 제11회 방일영국악상을 받았다. 

제자로 유의호·임정란·고주랑·임수연·남은혜·김영임 등이 있다. 남은혜 아리랑 명창(공주아리랑보존회장)은 "국악의 큰별이 졌다"며 애도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전수교육조교인 김영임 명창을 주축으로 한 담월회 제자들은 경기소리를 보존·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매년 정기공연 '맥을' 열고 있다. '담월'은 묵 여사의 호다.

장녀 김연숙(화가), 장남 김종일(재미사업가), 차녀 김연진(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씨를 남겼다. 장례는 한국 국악협회장으로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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