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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암 이원규의 된걸음 세상] 먹고사는 문제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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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6.0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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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규 편집위원

“가난은 나라도 못 구한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빈곤 문제는 나라가 나서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이다. 목구멍에 풀칠이나 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정책이 아니라 넉넉히 부모를 섬길 수 있고, 넉넉히 처자를 먹여 살릴 수 있을 정도의 생활이 보장돼야 한다. 지금 1분기 빈부 양극화가 사상 최악이라고 한다. 정부에서는 일자리 안정기금 3조원을 책정했으나,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은 문을 닫고 있다. 최저임금과 높은 임대료 때문에 도저히 견뎌낼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군산에 있는 GM이 공장 문을 닫았다. 많은 실직자가 갈 곳을 찾지 못해 거리를 헤맨다니… 먹고사는 문제보다 중한 일이 또 무엇이란 말인가.

“공짜 치즈는 쥐덫에만 있다”라는 러시아 속담이 있다. 선거철만 되면 사방천지에서 능력자들이 출몰한다. 요란한 공약들을 보면 금방이라도 세상이 뒤집힐 것 같다. 표를 얻기 위해서라면 눈 가리고 아옹이나 아니면 말고 식의 저질 공약들도 일단은 크게 외치고 볼 일이다. 그렇다. “거짓말은 남을 속이거나 은폐할 때 전력을 다한다”고 했다. 거짓으로 잡은 권력을 유지하려면 방어막을 더욱 높고 두텁게 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권력은 잡고 난 뒤부터는 곧바로 썩기 시작한다.

과거에도 대선 공약을 실천한다고 엉뚱하게 한 적이 많았다. 이명박 정권은 국공립 박물관·미술관의 무료입장, 노무현 정권은 국공립 공원 입장료 공짜정책, 문재인도 추석·설 명절 때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등을 실행으로 옮겼다. 그로 인한 부작용을 나열한다면 한도 끝도 없다. 서울시에서도 지난 연초에 미세먼지 대책안으로 시내 차량 운행을 줄이겠다고 사흘간 지하철 요금을 면제하느라 15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단다. 이처럼 어처구니없이 퍼부었던 돈은 그들의 개인 재산이 아닌 국민의 피땀이 배인 혈세였다.

6·13 지방선거 운동의 거리유세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세월호 이후로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이번에는 남북 평화 모드를 내세우며 ‘대통령 팔기’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 러시아 푸틴 대통령 다음으로 국민적 지지율이 고공행진 중이니 그럴 만도 하긴 하다. 선거 때만 되면 별로 잘난 구석도 없건만 고래고래 악을 쓰는 능력자들이 또 나타났다. ‘원님 덕’에 나발 좀 불겠다면서 시의원부터 시장, 도지사까지 모두 대통령을 돕겠다고 나섰다. 야당은 야당대로 문재인 정부에 문제가 많다고 입에 게거품을 물며 어거지를 써대지만, 씨알도 안 먹힌다.

‘어거지’는 생각이나 주장을 무리하게 내세우거나, 잘 안 될 일이나 해서는 안 될 일을 기어이 해내려는 고집, 즉 ‘억지’를 말한다. 옹고집(壅固執), 견강부회(牽强附會), 생트집, 억지춘양 등 비슷한 어거지는 많기도 하다. 시대가 변해도 선거판은 바뀔 줄 모른다. 네거티브가 판을 치고 악성 루머가 도를 넘어 선다. 이번에는 진짜 소신도 없고 정책마저 실종된 선거가 될 공산이 크다. 물론 이러한 짓거리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공식 선거일은 6월 13일(수)이지만, 그날에 사정이 있다면 6월 8일(금)과 9일(토)에 전국 어느 투표소에서나 신분증만 제시하면 미리 투표할 수도 있다.

이번 선거는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되므로 ‘전국 동시 지방선거’라고도 부른다. 무려 일곱 장의 투표용지를 받아 표를 찍어야 한다. 교육감, 도지사와 시장, 도의원과 시의원, 광역, 기초 비례대표 의원 일곱 명이다. 국가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대선·총선이라면 이번 지방선거는 실제 우리들의 삶과 직접 관련된 복지 정책, 지역 사업 등을 다룰 대표자를 뽑는 중한 일이다. 정치에는 관심 없다는 핑계로 기권하지는 말아야 한다. 기권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적이며, 우리의 미래를 가로막는 장벽이 된다. 먹고사는 문제가 거기에 걸렸다.

일간경기  ilgang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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