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비무장지대에 들어선 유일한 민간 마을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인 대성동 마을의 태극기와 북한 선전마을인 기정동 마을의 인공기가 마주 서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면서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인 파주 대성동 마을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때 대성동 초등학생 2명이 김정은위원장에게 꽃을 전달해 뉴스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대성동 마을 주민들은 남북 평화가 영원히 이어져 맘편하게 농사를 지었으면 좋겠다며 북한의 대남방송이 사라져 한결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접경지 주민 "다리 뻗고 잘 듯"

파주시 대성동 마을 주민들은 "이제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며 남북 평화의 바람을 실감 중이다. 이 마을 김동구 이장은 "북한군과 마주하고 살면서 언제 총부리가 겨눠질지 몰라 늘 불안했는데 남·북한 정상이 만난 자리에서 '종전'이라는 말이 나와 반갑고 속이 시원하다"고 안도했다.

파주시는 비무장지대(DMZ)인 대성동 마을에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농어촌 마을 하수도 정비사업을 추진한다고 최근 밝혔다. 대성동 마을은 남한에서 유일하게 비무장지대(DMZ) 안의 공동경비구역(JSA) 내 위치한 마을이다.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당시 '남북 비무장지대에 각각 1곳씩 마을을 둔다'는 협정에 따라 그해 8월 북한 기정동 마을과 함께 조성돼 현재 40가구 2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동안 대성동 마을은 대부분이 개별 정화조를 사용하고 있어 수질오염에 의한 공중위생 저하, 악취 발생, 정화조 청소 등 생활불편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파주시는 도시지역과 농촌 지역의 균형적인 하수도서비스 구현을 위해 대성동 마을 하수도 보급을 확대하기로 하고 환경부를 설득해 올해 국도비 8억5400만원을 확보했다. 또 하수도 정비 사업계획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앞으로 주민 의견을 반영해 일일 60t 용량의 하수처리장을 내년 말 준공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1953년 휴전협정 당시 만들어져

대성동 마을은 1953년 휴전협정에 의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에 남북이 하나씩 민간 거주 마을을 두기로 합의하면서 생긴 곳이다. 원래 이곳에 살고 있던 주민들이 분단 이후에도 그대로 거주하여 오늘에 이르게 된 남북 대치 상황의 최전방 마을이다. 대성동 자유의 마을은 자유의 다리로부터 북으로 약 12.5km, 개성으로부터 남으로 약 11.5km 떨어져 있으며, 행정구역상으로는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에 속한다. 마을 북동쪽으로 약 1km 지점에 판문점이 위치하고 있고, 마을로부터 40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군사분계선이 지나고 있다. 대성동 마을 건너편에는 북한의 DMZ 민간인 거주지인 기정동 마을이 있는데 두 마을의 거리는 불과 800m 정도이다.

대성동 마을은 유엔군 사령부의 통제 하에 있다. 치외법권 지대는 아니다. 예컨대 대성동 주민이 범법 행위를 하면 일단 대성동에서 추방되는 형식을 거친 후, 대한민국 법률에 의하여 규제를 받는다. 또 대성동 주민은 참정권과 교육을 받을 권리는 갖지만 국방의 의무와 납세의 의무는 면제받고 있다. 정부로부터 각종 지원 혜택을 받고 있다. 주거와 주거 이전의 자유가 제한된다. 대성동을 떠난 사람이 대성동 주민으로 복귀하고자 하는 경우 주민회의를 거치고 UN사령관의 허가를 받아야 주민으로 복귀할 권리를 얻게 된다. 주민 대부분은 농업 (벼, 고추)을 생업으로 삼고 있으며 돼지, 사슴 등을 일부 기른다.

겉은 평화롭지만 항상 긴장의 연속이다. 2012년 10월에는 탈북자 단체의 대북선전 풍선 날리기를 핑계로 북한이 ‘임진각 군사적 타격’을 위협하는 바람에 마을의 모든 주민이 잠시 벙커 대피소 신세를 지기도 했다. 휴전 이후 초기 14년간은 참정권이 제한된 채 살아왔다. 1967년이 되어서야 투표권이 주어졌다. 이후 대성동 주민들은 투표일에 모두 함께 마을 밖으로 외출한다. 그래서 대성동 마을 사람들의 투표율은 매번 거의 100%에 이른다고 한다.

대성동 맞은편 북쪽으로 북한 마을인 기정동이 있다. 대립이 치열했던 냉전 시절에는 북한의 기정동 마을의 인공기 깃대와 대성동 마을의 태극기 깃대의 높이를 서로 높이는 경쟁을 하기도 했다. 북한 기정동 마을은 현재 거주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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