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탁씨 "다음에도 비슷한 상황이면 똑같이 하겠다"

'고의 교통사고'로 참사 막은 의인 한영탁씨 (연합뉴스 제공)

빗길 고속도로에서 고의로 추돌사고를 내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살린 의인(義人) 한영탁(46)씨가 경찰 표창을 받았다.

인천지방경찰청은 21일 오전 청사 대회의실에서 한씨에게 박운대 청장 명의의 표창장을 수여했다.

경찰은 주요 범인 검거에 기여하거나 인명구조에 참여한 일반 시민에게 보통 감사장을 준다.

그러나 한씨의 경우 자신을 희생해 대규모 인명피해를 막은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장이 아닌 표창장을 받았다.

경찰 자체 업무지침에 따르면 자신을 희생하거나 위험을 무릅쓰고 헌신적으로 인명을 구조하는 등 타인의 생명·신체·재산을 보호하는 데 기여한 경우 감사장 대신 표창장을 수여할 수 있다.

박 청장은 이날 간부회의 전 열린 표창장 수여식에서 "사고 당시 차량으로 막지 않았으면 상대편 차량이 계속 밀려가는 상황이었다"며 "저도 그 상황에서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 했을텐데 창의력이 대단하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용기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며 "탁월한 순발력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강조했다.

한씨는 표창장 수여식이 끝난 뒤 한 언론지와 만나 "다급한 상황이 눈에 보여 사람부터 살리자는 생각으로 한 행동"이라며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이 칭찬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다음에도 비슷한 상황을 목격하면 똑같이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씨는 LG복지재단으로부터 LG의인상을 받았으며 현대자동차 그룹으로부터 2000여만원 상당의 신형 벨로스터 차량도 받을 예정이다.

한씨는 이달 12일 경기도 화성시 제2서해안고속도로 평택 기점 12.5km 지점에서 코란도 차량이 중앙분리대와 충돌한 뒤 멈추지 않고 계속 전진하는 것을 목격했다.

사고 차량 옆을 지나던 한씨는 코란도 차량을 멈춰 세우기 위해 자신의 투스카니 차량으로 앞질러 고의로 추돌사고를 냈다. 이후 보조석 창문을 망치로 깬 후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119와 함께 구조했다.

평소 지병을 앓은 50대 코란도 운전자는 사고 전날 과로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잠시 의식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뒤 현재는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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