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대한항공 탄생… 인하대 재단도 맡아

▲ 인천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는 대한항공.
▲ 인천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는 대한항공.

1945년 인천 한진상사로 시작… 국내 대표 재벌로 성장

80년대 말까지 항공 독점, 재단에 인하대 휘둘려 발전 더뎌

인천에 연고가 있는 대한항공이 대한민국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한진그룹 사주의 딸이 물컵을 던진 사건이 발단이 되면서 사주를 포함한 가족들의 갑질이 연일 언론에 보도 중이다. 모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 대한항공의 ‘대한’ 이름이 부끄럽다며 이를 못쓰게 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이 속한 한진그룹은 인천에서 출발한 회사다. 인천의 대표적인 재벌이었으며 인천 인하대 재단을 맡고 있기도 하다. 교수회와 학생들이 재단의 횡포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며 사주 일가도 재단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945년 인천서 출발

한진그룹의 모태는 1945년 11월 세워진 한진상사다. 한진그룹의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은 당시 25세에 트럭 1대를 가지고 인천 해안동에 한진상사를 설립했다. 한진상사는 1956년 11월 주한 미 8군과 군수물자 수송계약을 체결하면서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1958년 한진상사가 한진상사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했다. 1960년 11월 한국항공(Air Korea)을 설립하고 항공 사업을 시작했다.

1961년 6월 한진관광(주)을 설립하고 주한 미군 통근버스 20대를 사들여 서울 ~ 인천 간 좌석버스 사업을 시작했다. 1966년 3월 한진상사가 주월 미군사령부와 790만 달러의 군수물품 수송 계약을 체결하면서 월남전 미군의 군수물자 수송사업에 뛰어든 후 고속 성장하기 시작했다. 1968년에는 한국공항과 한일개발을 설립하고, 인하학원 및 인하공대를 인수했다.

대한항공은 1969년 탄생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적자에 허덕이던 국영 대한항공공사를 성장해가던 한진그룹에 인수하도록 했다. 한진은 대한항공으로 상호를 바꾼 뒤 항공운송 사업에 진출했다. 1969년 대한항공이 보잉 720기를 도입해 인근 국제선 노선에 투입해 제트기 시대를 열었다. 1971년 3월에는 대한항공이 새로운 항공협정을 통해 호놀룰루와 로스앤젤레스의 취항권을 획득했다. 1971년 12월 인하대학교가 종합대학으로 승격했다.

1970년대와 1980년대 한진그룹은 크게 도약하며 대한민국 대표 기업의 하나로 성장한다. 1990년대 들어 조중훈 회장은 대한항공을 장남 조양호, 한진중공업은 차남 조남호, 한진해운은 삼남 조수호, 한진투자증권은 사남 조정호 등에게 각각 맡겼다. 1992년 (주)한진이 국내 최초로 택배사업을 시작했다. 1994년 한진지리정보를 설립했고, 1995년 한진해운이 거양해운을 인수했다. 1998년 4월 한진관광이 KAL개발을 합병했다. 1999년 한진건설과 한진종합건설이 한진중공업에 흡수 합병되었다. 2000년 한진투자증권이 메리츠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3년 3월 대한항공이 항공종합훈련센터를 건립했다.

2005년 10월 한진중공업이 한진그룹에서 분리되어 한진중공업그룹으로 출범했다. 같은 해에 대한항공이 항공화물 세계1위를 기록했다. 2006년 한진고속이 동양고속건설그룹의 일원이자 동양건설산업의 자회사인 동양고속에 매각됐다. 2008년 1월 진에어를, 5월 에어코리아, 8월 호미오세라피를 잇따라 세웠다.

대한항공은 금호아시아나가 탄생해 본격 영업을 시작하는 1990년대초까지 항공기 독점 사업을 하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5년 기준 여객기 125대, 화물기 28대 등 모두 153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45개국 128개 도시를 취항하는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 벌크선 등 160여 척의 선박으로 전 세계 60여 개의 정기 항로를 운영해 연간 1억t 이상의 화물을 수송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운기업이자 세계적인 선사로 발돋음했다. 2017년 2월 법원이 한진해운에 파산선고를 내렸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은 창립 4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진해운 파산에 인천 항만업계는 들썩이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었다. 그러나 대세를 뒤엎지는 못했다. 대한항공은 한진그룹 전체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의 주력기업이다. 2014년 12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의해 미국 뉴욕 주 JFK국제공항에서 전 국민의 이목을 끈 ‘땅콩 회항(Nuts Incident)’ 사건이 터졌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