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피해 은신처에 숨어 지낸 소녀 안네 프랑크(1929∼1945)가 일기장에 몰래 써 놓았던 '야한 농담'이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안네 프랑크 박물관, 네덜란드 전쟁 연구소 등에 소속된 연구원들은 15일(현지시간) 일기장 중 풀칠 된 갈색 종이로 덮인 두 페이지에 적힌 글씨를 판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가려진 페이지 뒤쪽에서 플래시로 역광을 비추고 사진을 찍은 다음 이미지 처리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내부에 적힌 문장을 판독할 수 있었다. 안네 프랑크는 "이 망친 페이지를 이용해 '야한 농담들'을 적어보겠다"면서 매춘, 결혼 등을 소재로 한 몇몇 얘기들을 단편적으로 적어 놓았다. 그는 여성이 14세께 생리를 시작하는 것을 두고 "여자가 남자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음을 의미하지만 물론 결혼하지 않았다면 그것을 하지 않는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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