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자들이 바다달팽이의 기억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학계에 보고했다. 공상과학 소설에나 나오던 '기억이식'이 연체동물이기는 하나 과학적 팩트가 된 것이다. 15일 BBC 방송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대학(UCLA) 통합생물학 교수인 데이비드 글랜즈먼 연구팀은 바다달팽이 일종인 '군소'(Aplysia californica)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기억을 이식한 것과 같은" 결과를 얻어냈다고 과학저널 'e뉴로'에 밝혔다. 연구팀은 우선 군소의 꼬리에 가벼운 전기자극을 줘 방어적 위축 반응이 지속하는 시간을 측정했다. 전기자극을 받은 군소는 약 50초 가량 위축 반응을 보인 반면 전기자극 없이 꼬리만 살짝 건드린 군소는 1초만 위축반응을 보였다. 연구팀은 자극에 "민감화(sensitised)"된 군소에서 유기체 내에서 단백질 합성 등 여러가지 필수적 역할을 하는 고분자화합물인 리보핵산(RNA)을 추출해 다른 군소에 주입했다. 그 결과 민감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음에도 군소의 방어적 위축 반응이 40초 가량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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