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순(시인·오산시문학회 사무국장)

지난 2015년 연말 교육계를 강타한, 아니 대한민국을 뒤흔든 경기도 이천 모 고교의 ‘기간제 교사 빗자루 집단 폭행’ 사건은 우리 사회를 경악케 했다. 결국 2명이 구속되고 3명은 입건되었다. 3명의 학생이 속칭 땡땡이(공부시간에 교실 밖으로 나가 노는 것)를 치지 않고 교실에 있었는데 ‘무단결석처리 됐다’고 기간제 교사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교실에 비치된 빗자루로 교사를 폭행하고 같은 반 학생 2명은 사태를 방관, 이를 휴대폰으로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다른 교사에게 발각되어 언론에 보도된 것이 이 사건의 전말이다.

학생들이 집단으로 선생님에게 직접 공격을 가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응원을 하거나 조롱을 하는 여태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없었던 일로, '참으로 기가 막히고 피가 거꾸로 솟는 사건'이라고 한 네티즌은 그 사건을 개탄했다. 훈육 차원에서 사랑의 매를 든 선생님을 학부모가 교실까지 쫓아가서 학생들 보는 앞에서 선생님을 폭행하는 일도 가끔 있다. 가정교육이 잘못된 고교생들의 선생님 폭행이나, 자녀 사랑이 지나친 학부모의 일탈 행위는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될 사건이다.

예전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선생님을 존경하였건만 요즘은 흔히 하는 말로 ‘선생은 있으되 스승은 없다’느니, ‘사도가 땅에 떨어진 지 오래되었다’느니 하면서 비하하지만 제자들에게 인성교육과 진리터득에 온 정열과 혼신을 다하는 분들이 선생님들이다. 지금도 월급에서 십시일반 모아 ‘스승 장학회’를 운영하는 선생님, 20년간 가난한 제자들의 수업료를 대신 내준 선생님, 장애를 가진 학생을 친자식처럼 돌보는 선생님, 월급 모은 돈을 제자들을 위해 써달라고 내놓고 암으로 돌아가신 선생님 등, 보이지 않게 봉사하는 선생님들이 많다.

헨리 벤 다이크가 노래한 것처럼 ‘선생님을 위해 부는 나팔 없고, 선생님을 태우고자 기다리는 황금마차 없어도, 선생님 앞에 있는 아이들의 눈빛은 초롱초롱 빛나는 수많은 촛불 되어 이 세상을 밝혀갈 것’이다. 또한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재벌 되는 일도, 화려한 무대에서 명성을 날리는 명배우 명가수가 되는 일도 아니었지만 그 누구보다도 그러한 자리에 이르는 사람을 키워주는 분이시니 그보다 더 큰 일을 하는 분은 이 세상에 없다’ 하겠다. 

선생님들도 촌지를 요구하거나, 특정 제자에게만 시험지를 유출하거나, 일류대학에 진학시키기 위해 성적을 조작하거나, 10대 제자를 성추행하는 등, 탐욕에 눈 먼 일탈 행위로 제자나 학부모에게 선생님의 권위를 스스로 추락시키는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 될 것이며, 3년 전의 ‘빗자루 폭행’ 사건을 계기로 학부모나 교육계에선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교육당국은 교권이 두 번 다시 추락하는 일이 없도록 특별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